코로나로 말라버린 혈액수급, 도민 이웃사랑에 숨통 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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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혈액수급 비상 소식에 492명 단체헌혈
개인 헌혈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8% 늘어
도내 혈액 보유량, 적정 수준인 8.2일분 회복
제주혈액원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수준 아냐"
17일 제주시 도남동 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 주차장에 세워진 대한적십자사 제주혈액원 헌혈버스에서 공단 직원 김선영씨가 헌혈을 하고 있다.
17일 제주시 도남동 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 주차장에 세워진 대한적십자사 제주혈액원 헌혈버스에서 공단 직원 김선영씨가 헌혈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혈액 보유량이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여하러 왔습니다.”

17일 제주시 도남동 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 주차장. 이날 대한적십자사 제주혈액원은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이곳에 헌혈버스를 세워 공단 직원과 시민 헌혈자들을 맞았다.

버스에서 헌혈을 하고 있던 공단 직원 김선영씨(37)는 “코로나19로 혈액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최근에 들었다”며 “건강하기만 하면 특별한 재능 없이도 남을 도울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헌혈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헌혈 동참이 부족한 혈액 공급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제주지역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도내 공직사회는 물론 군부대, 사기업 등 각계각층에서 500명 가까이 단체헌혈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혈액원에 따르면 제주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기 시작한 지난달 30일부터 2월 16일까지 도내 공공기관 20곳 275명과 군부대 4곳 111명, 사기업 6곳 106명 등 모두 30곳 492명이 단체헌혈에 동참했다.

개인 헌혈을 한 사람도 이 기간 총 146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89명과 비교해 48%나 늘었다.

덕분에 5일분 밑으로 떨어질 뻔한 제주지역 혈액 보유량은 현재 적정 수준인 8.2일분까지 회복됐다. 혈액형별로는 ▲A형 8.4일분 ▲B형 8.7일분 ▲AB형 11일분 ▲O형 6.5일분이다.

전국 평균 적정 혈액 보유량은 5일분이지만, 제주는 섬 지역이란 특성상 통상 8일분 이상을 적정 보유량으로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소 5일분의 혈액을 보유해야 환자들에게 원활하게 보급할 수 있다는 ‘적정’ 단계로 정의한다. 5일분 아래로 떨어지면 ‘관심’ 단계, 3일분 미만은 ‘주의’ 단계, 2일분 미만은 ‘경계’ 단계, 1일분 미만은 ‘심각’ 단계로 구분한다.

다만 제주혈액원은 큰 수술로 다량의 혈액이 필요한 환자가 발생하면 보유한 혈액이 금세 소진되는 만큼 아직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임규남 제주혈액원 헌혈개발팀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더 힘을 모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많은 분이 헌혈을 해주고 있다. 감염을 우려하는 분들도 있는데, 현재 모든 방문자를 대상으로 발열, 여행 기록, 호흡기 증상 등을 확인하고 있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병상에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헌혈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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