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수량 늘리는데 ‘급급’···근본 대책 필요
도내 정수장들이 지하수 취수허가량의 80%만 사용하고 있는데도, 제주특별자치도가 지하수 취수허가량을 더 늘리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도가 정수장 내 여유량이 있는데도 취수허가량을 늘리는 이유는 지하수 관정이 허가량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정수장에서 지하수를 끌어오기 위해 설치된 공공지하수 관정 중 취수허가량을 초과하는 지하수 관정 204개에 대한 변경허가(증량)를 신청해 123개 관정에 대한 증량 허가를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최근 3년 간 지하수 관정 가운데 200개가 넘는 관정에서 매월 1회 이상 허가 취수량을 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313개 관정 가운데 1회 이상 월별 허가량을 초과해 취수한 관정수는 190개이다. 2018년에는 330개 가운데 208개가, 2019년에는 346개 가운데 209개가 초과해 지하수를 취수하고 있었다.
이처럼 지하수 허가기준에 위배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제주도는 204개에 지하수 관정에대해 증량을 신청했고, 이에 대해 제주도지하수관리심의위원회는 123개 관정에 대해 취수량을 늘릴 수 있도록 허가해 줬다. 이에 따라 123개 관정에서 하루 평균 5만8918t의 지하수를 더 취수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도내 공공지하수 관정 346개에서 매월 1392만1000t의 지하수를 취수할 수 있도록 허가가 이뤄지고 있는데 실제 취수량은 80.9% 수준인 1126만3000t만 취수되고 있어 20% 정도는 여유가 있는 실정이다.
실제 한 정수장의 매월 지하수 취수허가량은 153만t인데 최근 3년간 매월 취수된 지하수량은 128만t에 불과했다. 25만t이나 여유가 있지만 제주도는 이 정수장의 취수허가량을 증량해 달라고 신청해 175만t을 더 취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허가기준을 초과하지 않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에 지하수 증량에 대한 심의를 거쳐 취수용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았지만 장기적으로 유수율 제고 사업이나 지하수 관정 효율성을 증대시켜 취수용량을 감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