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와야
  • 제주신보
  • 승인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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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前 탐라교육원장·수필가

한 나라의 구성원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같은 민족임을 자임할 수 있는 것으로 언어만큼 한 것이 없을 것이다. 언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 거멀못 역할을 하면서, 생각과 정신, 인격의 역사를 갖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숙고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언어는 그 사람의 얼굴이요 마음이며 영혼이다. 그러기에 말 한마디에 상대방의 인격과 품격을 인지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과 연관된 창조적인 전달도구로 무한한 가능성을 열게 해 준다.

말에는 항상 양 날개가 존재한다.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을 초래할 수 있다.

명심보감에서는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가 솜과 같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날카롭기가 가시와 같다. 일언반구라도 무게가 천금과 같고,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이며,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다.’라 했다.

탈무드에서도 남의 입에서 나오는 말보다는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잘 듣고. 법정스님은 ‘말은 생각을 담은 그릇이요, 존재의 집’이라고 하면서, 그가 하는 말로써 그의 인품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공통적으로 말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톡톡 튀는 말이라 해도 질이 떨어지거나,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요즘 가장 험하고, 거칠며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권력자와 정치인들이 아닐까 한다. 이들은 손바닥 뒤집듯 하루아침에 말을 바꾼다. 놀랍다 못해 식상할 정도다.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말도 주저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라 했다. 과연 그럴까. 조 국의 비리, 법을 엄정하게 지켜야 할 법무장관이 행태, 청와대 비서관들의 오만함, 하나같이 정의를 부르짖는 그들이다. 혹세무민이 따로 없다.

침묵하는 다수의 국민들은 공인들의 언행을 주시한다. 그 언행이 상식을 크게 벗어났다 싶으면 그들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 상스러운 말은 스스로 품위를 떨어뜨리고 신뢰감을 상실하게 된다.

존경 받는 리더가 되고 싶다면 먼저 언어에 신경을 써야 한다. 지도자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은 품위 있고 합리적인 말과 행동이다. 특히 아름다운 말은 인격의 향기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게 된다.

말이란 한번 밖에 나오면 쓸어 담지 못한다. 글은 지울 수 있으나, 말은 지울 수도 없다. 자신의 한 말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지도자라면 더욱 그렇다.

사람은 언어 습관만 바꿔도 인생에 많은 변화가 온다. 자신의 쏟아낸 말이 그대로 쌓이면 복이 되기도 하고, 화를 자초하기도 한다. 인과응보다.

우리는 무엇을 말하느냐에 정신이 팔린 채 살아간다. 하지만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입을 닫고 경청하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잘 말할 수 없다. 겨울 날씨에 불이 있어야 따뜻한 것처럼, 우리 사회를 정의롭게 하는 것은 오로지 아름다운 언어다.

남을 사랑하면 남에게 사랑받고, 남을 공경하면 남에게서 공경 받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이것이 순리요 진리다.

삶은 부메랑이다. 우리들의 생각과 말 행동은 언젠가 되돌아온다. 주는 만큼 받는 것, 그게 바로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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