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서 항공기 이용해 제주 도착, 택시 이용, 편의점 방문해 공항 인근 부대로 복귀
제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자가 처음 확인되면서 청정지역을 유지했던 제주가 비상이 걸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일 오후 4시30분께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20대 남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주 첫 양성 반응자로 확인된 A씨는 제주지역 해군 부대에서 근무하는 22세 현역 군인이다.
A씨는 지난 2월 13일 휴가 차 고향인 대구를 방문했다가 18일 오후 8시25분께 제주공항을 통해 제주도로 돌아왔다.
A씨는 대구공항, 항공기, 제주공항, 택시를 이용해 제주공항 옆 근무지인 항공부대로 이동했다. A씨는 이동 당시 마스크를 착용했었고, 부대 복귀 전 부대 앞 편의점을 방문했지만 시내 이동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부대로 복귀한 이후 19일부터 목이 간지럽고, 기침 증상이 나타나자 부대에서 바로 격리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일 부대 차량을 이용해 제주한라병원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1차 검사를 받고 다시 같은 차량으로 부대로 복귀해 자가 격리 상태로 있었다.
제주한라병원은 이날 오후 4시께 A씨가 1차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통보했고, 이에 따라 제주대학교병원 음압병실로 옮겨졌으며 질병관리본부에서 2차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해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양성으로 번복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양성 판정에서 음성 판정이 나온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현재 A씨가 이용한 비행기, 택시, 편의점, 이동한 동선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장에 4명의 역학조사관이 파견됐다.
제주도는 A씨가 이용한 비행기의 탑승자도 확인 중에 있다. 또 아직까지 택시기사의 신병이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다.
A씨가 군부대 복귀 전 방문한 편의점에 대한 조치 역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군부대도 아직 격리 조치 등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A씨의 이동 반경이 크지 않지만 항공기에 동승한 승객은 물론 군부대 장병, 택시 운전기사, 편의점 직원과 손님 등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어 정확한 역학조사와 이동 동선 파악, 정보 공개 등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1차적으로 확인된 내용에 상당히 제약적인 정보가 많아서 CCTV 등을 확인해 정확한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며 “역학조사팀을 현장에 투입했고, A씨가 말한 내용을 토대로 단계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구지역에서 31번째 확진환자와 접촉한 이후 제주로 들어와 체류하고 있는 30대 남성 B씨는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
제주도는 20일 오전 9시40분께 대구시 중앙역학조사관 조사 결과 B씨가 대구에서 체류하던 중에 31번째 환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을 통보 받았고, 곧바로 서귀포의료원에 이송해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
B씨는 지난 9일까지 대구에서 거주했고, 10일 제주로 왔으며 11일부터 도내 직장에서 일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는 B씨에 대해 24일까지 시설 격리를 결정했다. B씨는 현재 특이 증상은 없는 상태다.
한편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코로나19 대응지침이 강화됐다. 제주도는 해외 여행력과 관계없이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코로나19 적극 검사하도록 하고, 원인 불명의 폐렴 등으로 의료기관에 입원하는 환자는 음압병실이나 1인실에서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국내선 검역 입국장 2곳에 설치된 발열감시카메라를 운영하고 있으며, 21일 2대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또 코로나19 감염증 예방과 전염 방지를 위해 국무총리 주재 합동회의에서 전국 공항별로 탑승 전 발열 검사를 통해 사전에 감염을 차단하는 선제적 방역조치를 취해줄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