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지조(共命之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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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운 시인/수필가

떠돌이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도시로 이사한 뒤 신문배달을 하던 소년은 신문 만화가를 꿈꾸며 많은 만화를 그렸습니다. 결국 신문사 만화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담당 국장은 이걸 만화라고 그리나?” 하면서 매번 그의 능력과 자존심을 짓밟았습니다. 결국 평생직장이라 생각하던 신문사에서 퇴직당했습니다.

그는 실패하여 가난해졌고,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낙심하고 교회를 찾아왔습니다. 교회의 지하실에서 기도하다가 피곤하면 잠자다가 그곳에서 만화를 그렸습니다. 그러나 그의 만화는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 교회 지하실은 여기 저기에 구멍이 뚫어졌고 쥐들이 왔다갔다 했습니다. 하루는 꿈에 자신이 쥐가 되어 지하실의 쥐들과 함께 뛰어 노는 꿈을 꾸었습니다. 꿈에서 깨어나 쥐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를 그렸습니다. 그것이 ‘미키 마우스’란 만화입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만화는 사람이 주인공이지만 쥐가 주인공인 만화는 처음이었습니다. 그의 만화는 대박이었습니다. 그리고 미키마우스 등으로 엄청난 돈을 번 후에는 꿈의 동산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LA지역에 오렌지카운티에 땅을 사서 꿈의 동산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디즈니랜드입니다. 지금은 전 세계에 디즈니 랜드와 디즈니 월드가 산재해 있습니다. 20여년 전 플로리다주 올랜드에 있는 디즈니 월드를 구경하고 나서, 그 엄청난 인파와 드넓은 주차장으로 주차했던 차를 찾는 데만 거의 두 시간이 걸렸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올해는 경자년(庚子年)으로 마우스 즉 쥐의 해로 육십간지의 37번째 해입니다. ''은 백이므로 '하얀 쥐의 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흰쥐는 번영과 위험을 예측하는 지혜와 근면성을 상징합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는 동물 중의 하나가 쥐입니다. 쥐는 인간의 생활 주변에서 또 어두운 곳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영민하고 다툼 없는 공동생활을 하면서 먹거리를 잘 저장해서 근면한 생활을 합니다. 부정적인 인상이 있지만 긍정적인 면이 많은 동물입니다.

우리 속담에 쥐띠라서 부자로 산다는 말은 쥐의 부지런함과 영특함으로 환경에 잘 적응하는 능력에 대한 칭찬과 무리 속에서 싸움 없이 사이좋게 잘 지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다른 속담 쥐가 소금을 나른다라는 말도 부지런하고 영리하고 강한 활동성을 표현한 말입니다. 쥐를 뜻하는 자()는 자녀(子女)를 말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어둠 속에서 만물이 잉태함과 다산을 의미하며, 이는 곧 번영과 번성을 뜻합니다.

대학교수들이 흰쥐의 해 2020년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습니다. 공명지조(共命之鳥)란 새는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로 어느 한 쪽이 없어져도 자기만 살 것처럼 생각되지만 동시에 죽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지니는 말입니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교수는 서로가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어 선정했다고 합니다.

지난 기해년(己亥年)은 힘들고 어려운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약한 이웃들을 잘 돕고 정이 무척 많은 나라입니다. 경자년 새해에는 원칙과 기본이 바로 서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싫지 않고 모든 국민들이 즐겁고 행복해지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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