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손지오름-바람에 일렁이는 억새 물결이 ‘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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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좌읍 종달리

오름의 모양이 한라산과 비슷해, 한라산의 손자라는 뜻의 손지(손자의 제주어)오름.

한자로는 손악(孫岳), 손지악(孫枝岳·孫支岳), 또는 손자봉(孫子峰)이라고도 한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 위치한 손지오름은 주변의 유명세가 큰 오름 때문에 다소 소외받는 오름이다.

손지오름 주변에는 바로 앞 용눈이오름을 비롯해 동검은이오름, 다랑쉬오름, 높은오름, 백약이오름, 좌보미오름 등이 있다. 상당수 오르미들이 오름을 탐방할 때 보통 3~4개의 오름을 오르는데, 유독 손지오름은 외면 받는 듯하다.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손지오름은 인근 용눈이오름 인근 큰 도로변이나 동검은이오름을 거쳐 목장을 지나 오를 수 있다.

해발 256m, 비고 76m의 작은 오름으로, 남쪽의 정상봉을 중심으로 동반부는 평평한 등성이를 이루고, 서반부는 크고 작은 세봉우리가 크고 작게 서 있으며, 타원형의 굼부리가 패어 있다.

손지오름은 인공적으로 X자 모양으로 한 줄로 심어 놓은 삼나무와 함께 굼부리가 인상적이다.

모래밭에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가 일어서면 모래 위해 엉덩이 모양의 작은 웅덩이가 두 개 생기 듯 손지오름의 굼부리는 두 개다. 다른 제주의 수많은 오름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형태이다. 무엇보다도 손지오름의 백미는 가을철 은빛 억새의 물결이다.

인근 용눈이오름 주변의 표지석이나, 동검은이오름을 거쳐 목장을 지나 어렵지 않게 손지오름을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아서 인지 억새는 성인 키 이상으로 빽빽이 자라고, 바닥에는 수 년 전부터 쓰러져 누운 억새와 온갖 가시덤불로 가득 차 한발 한발 전진하기가 쉽지 않다.

힘겹게 오름 정상 능선에 오르니 그야말로 장관이다. 오르는 동안 가시에 찔린 아픔은 사라지고 탄성이 절로 나온다. 따라비오름이나 용눈이오름, 새별오름의 억새 풍경이 잘 정돈돼 약간의 인공미가 가미된 듯한 아름다움이라면, 손지오름의 억새 절경은 거칠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가 마치 잔잔한 호수에 물결이 이는 듯한 환상적인 느낌마저 든다. 그리고 손지오름을 둘러싼 주위의 동검은이오름, 백약오름, 높은오름, 다랑쉬오름 등이 엮어내는 스카이라인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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