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룩과 생태독성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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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균,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지도팀장

‘물벼룩’은 벼룩, 진드기처럼 해로울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물을 맑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수질오염을 감시하는 파수꾼 역할도 하고 있다.

물벼룩은 0.3~3㎜ 크기의 소형 갑각류로 담홍색이다. 단세포 녹조류 및 남조류 등 식물성 플랑크톤 및 원생동물, 박테리아 등의 미생물을 섭취하여 1차 소비자로 생태계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수에 발생한 녹조현상을 물벼룩을 이용한 ‘생물관리기법’으로 해소할 수 있다. 녹조현상 또는 수질오염의 원인은 대개 식물성플랑크톤의 증가이다. 식물성플랑크톤의 주 포식자는 중소형동물성플랑크톤인데 여기에 속하는 대표 생물이 바로 물벼룩이다. 대형 어류를 이용해 소형 어류를 줄여주면, 중소형 플랑크톤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식물성 플랑크톤은 감소돼 수질이 개선된다.

물벼룩은 중금속과 같은 독성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다른 생물들에 비해 실험실에서 키우기가 쉽다. 또한 생활상이 짧고 유전형질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무성생식을 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물벼룩을 생태독성시험에 이용하게 됐다. 생태독성 배출허용기준을 설정해 공장폐수나 도시하수가 수생태계에 악영향이 없는 지를 평가하고 있다. 이것이 ‘생태 독성 관리 제도’이다.

어떻게 보면 인간들이 오염시킨 물을 지키기 위해 태어난 지 하루도 안 된 물벼룩이 희생되고 있다. 자그마한 생명체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그 생명체가 편히 살 수 있는 수질 환경을 만들자. 내년부터 생태독성 기준 적용 대상이 82개 업종으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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