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릴 때 한 방, 안티프래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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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훈,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논설위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며 피는 건 꽃만이 아니다. ‘흔들리지 않는 제주’를 간절히 바라지만 ‘감귤과 관광’ 두 축으로 이만큼 성장한 제주경제가 지금 바람 앞에 등불 처지이다.

아무리 맛있는 고품질 감귤을 생산해도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요인들로 인해 도내 감귤 농가들은 매년 감귤 시세와 판로를 걱정한다. 그뿐 인가, 흠잡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수용태세를 갖추어 놔도 잊을만하면 닥쳐오는 예측 불가능한 국내외 불안요소들로 인해 제주 관광은 매번 초죽음 직전이다.

이미 전염병 패닉에 빠진 세계 경제는 위축되었고 국제 교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 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 사태로 한국 경제가 입을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지 아직은 예상하기 힘들다. 다만 이 기세로라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블랙스완(Black Swan)’이 출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견한다. 블랙스완이란 금융이나 경제에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대형사건으로 ‘한 방에 훅 간다’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바람은 촛불 하나는 꺼뜨리지만 모닥불은 살린다.”『블랙스완』의 저자 니콜라스 탈레브의 복음이다

니콜라스 탈레브는 블랙스완에 대한 해독제로 ‘안티프래질(Antifragile)’을 제시했다. 안티프래질한 대상은 충격을 가하면 상태가 이전보다 더 좋아진다. 일반적으로 경제는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아 작은 실패를 통해 스트레스를 받아야 큰 위기가 왔을 때 더 잘 견디는 강한 체질로 진화한다. 바로 이 점이 제주경제가 큰 충격에 부딪힐 때 더 성장할 수 있는 안티프래질한 체질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관광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제주 여행·관광업계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직업훈련·창업지원, 생활 안정자금 융자, 고용유지 지원금 지원 규모 확대 등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숨통은 숨통일 뿐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충격에 부딪힐 때 오히려 내실 있게 성장하는 안티프래질한 체질로 탈바꿈해야 한다. 제주 관광산업이 안티프래질한 체질로 진화하려면, 무엇보다 기존 관광영역에 스타트업의 혁신기술을 접목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재구매 욕구가 높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이처럼 제주 관광산업이 첨단 혁신기술 활용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되면, 도내 관광업 종사자들의 실업과 실직, 이탈을 방지하고 일자리 안정화는 물론 도내 스타트업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촉진할 수 있다.

얼마 전부터 국내외 관광업에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기존 관광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트래블테크(Travel-Tech)가 떠오르고 있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채널 변화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관광객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관광산업에 스타트업의 온라인 플랫폼을 결합하여 체험형 개별 관광 상품과 상호 이익이 되는 비즈니스를 발굴하는 추세이다.

이제 제주 관광은 기존 관광산업과 혁신기술 스타트업을 융합하고 트래블테크를 결합하여 고용 안정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안티프래질한 체질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는 제주경제, 흔들 수 없는 제주 관광’을 선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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