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 順天之樂/麻韻(순천지락/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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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水巖 李昌俊(작시 수암 이창준)

驚蟄挫寒風順加 경칩좌한풍순가 경칩에 추위 꺾여 순한 바람 불더니

水昇枝切發微芽 수승지체발미아 가지마다 물이 올라 작은 순 움이 트네/

畓阡所所春香動 답천소소춘향동 논두렁 마다마다 봄 내음 젖어 들고

山野處處紅白嘉 산야처처홍백가 산과들 곳곳에 홍화 백화 아름답네/

柯禿昨秋今綠衣 가독작추금록의 지난 가을 앙상한 가지 푸른 옷 걸치니

到時顯了去消嗟 도시현료거소차 때 되면 나오고 철 지나면 사라지네/

自然攝理何能應 자연섭리하능응 어찌하면 자연 섭리에 순응할 수 있을까

無慾虛心耽味茶 무욕허심탐미다 욕심 없이 마음 비워 차 한 잔 음미하네/

■주요 어휘

驚蟄(경칩)=24절기(節氣)의 하나. 양력(陽曆) 35일 무렵으로, 벌레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 =놀랄 경 =숨을 칩 =꺾을 좌 微芽(미아)=새싹을 의미 =두렁 천 柯禿(가독)=낙엽 진 앙상한 가지를 의미 =가지 가 禿=대머리 독 攝理(섭리)=자연계(自然界)를 지배하고 있는 이법(理法) =당길 섭

■해설

경칩이 지나면서 추위가 한풀 꺾이고 바람도 아주 부드러워졌다. 볼을 스치는 미풍에 봄 향기 느껴지고, 나풀거리는 버들가지를 보면서 텃밭을 일굴 계획을 세워본다. 삭막했던 뜰 안이 생기가 돋아나고 있다. 지난겨울에는 눈도 내리지 않아 아련한 동심(童心)을 회상해볼 수 없이 황량했는데, 매화가 피고 지니 살구꽃 피고, 살구꽃 지니 복숭아꽃, 산당화, 목련, 모과가 한창이고, 조금 시일이 지나면 앵두와 벚꽃도 피려 한다. 집 앞 논밭에는 미나리 채취하는 아낙들의 손놀림이 분주하고, 좀 더 멀리에는 백로 한 쌍이 먹이 찾아 한가히 거닌다. 곳곳에 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절기의 변화에 따라 조금의 거짓도 없이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자연의 생태계에 새삼 경외심을 느낀다. 봄기운을 받아 솟아나는 온갖 식물들, 가을 지나 겨울이 되면 다시 앙상해지겠지.

오직 자신만을 위하여 과욕을 부리는 일부 몰지각한 인간들, 국민의 아픔은 생각지 않고 오로지 당리당략만을 위하여 말 바꾸기를 밥 먹듯이 하는 뻔뻔한 위정자들, 저들이 자연 섭리에 순응하여 타협하며 살아간다면 나라는 얼마나 평온할까?

나부터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련다. 이제 호미와 삽을 들고 텃밭으로 가서 봄 작물 심을 준비를 해야겠다. <해설 수암 이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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