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학교 현장 준비 부족 지적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치원을 제외한 전국 초·중·고교가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으로 새 학년을 시작하게 됐다. 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일정도 2주 연기돼 2021학년도 수능은 12월 3일 치러진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신학기 개학 방안을 발표했다.
▲개학은 하되 등교는 안한다=정부는 이번까지 4차례에 걸쳐 개학을 연기한 끝에 4월 9일부터 학년별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 4월 9일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16일에는 고 1~2학년과 중 1~2학년, 초 4~6학년, 20일에는 초 1~3학년이 원격으로 정규 수업을 듣게 된다.
감염병 위기경보가 여전히 ‘심각’ 단계인 상황에서 4월 6일 일괄적인 등교 개학은 부적절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자녀 안전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를 받아들인 결정이다.
유 부총리는 이날 등교 시기에 대해 “시기는 언제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4월 말부터는 원격 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하지만 초등 저학년 등 아이들이 ‘집에서 수업’이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 지 미지수고, 저소득층이나 자녀가 여러 명인 경우에는 스마트 기기 등을 갖추는 것이 고민이다. 학교 현장의 원격수업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내 한 온라인수업 시범학교 관계자는 “6학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을 시범 운영 중인데 10명 중 1명은 스마트 기기가 없다”면서 “아직까지 쌍방향 수업이 아닌 콘텐츠 제작과 과제 제공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안모씨는 “중학생들도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해 수업을 듣는 게 복잡하다고 하는데 초등학생이 혼자서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입 일정도 차질=교육부는 이날 신학기 개학일이 확정됨에 따라 2021학년도 대입 일정을 조정했다. 수능은 당초 계획보다 2주 연기된 12월 3일에 시행한다.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도 당초 8월 31일에서 9월 16일로 미뤄졌다.
현재 고3 학생 대부분은 담임 교사도 못 만난 상태에서 대학 입시 전략도 짜지 못한 채 5주 가까이 학습 결손 상태가 이어진 상태다.
한 고3 수험생은 “개학은 5주 이상 연기하면서 수능은 왜 2주밖에 연기 안하는 지 모르겠다”면서 “학사일정에 영향을 받는 고3보다 수능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재수생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치원은 놀이 중심 교육과정의 특성, 감염 통제 가능성 등을 고려해 휴업을 무기한 연장한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