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타케의 선물, 왕벚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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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옥, 제주시 공원녹지과

여기저기 동네마다 꽃비가 흩날리고 있다. 왕벚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며 꽃비를 뿌리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지쳐가는 우리에게 자연이 주는 작은 선물인 듯하다. 미국의 원예가 루서 버뱅크는 ‘꽃들은 언제나 우리를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고, 유익하게 만들어 준다. 꽃들은 햇살이고, 우리 영혼의 음식이자 치료제이다’라고 이야기했다.

110여 년 전 왕벚나무를 우리에게 선물해 준 분이 있다. 1902년 제주에 온 에밀타케 신부이다. 프랑스 선교사인 에밀타케 신부는 제주에 13년간 머물며 선교 활동과 식물채집과 표본을 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채집한 식물이 1만여 점이 된다고 한다.

에밀타케 신부는 1908년 4월 한라산 북측 해발 600m 지점에서 왕벚나무를 발견해 표본을 채집했는데, 채집된 나무의 표본번호가 ‘채집번호4638번’이다. 한라산 관음사 인근에서 채집된 것으로 보이는 이 표본은 독일 베를린대학의 쾨네 교수에게 보내졌고, 쾨네 교수는 제주도가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최초로 밝혔다.

몇 년 전만해도 왕벚나무가 일본이 자생지인 일본나무라는 인식이 많았다. 그런 탓에 2013년에는 관음사 경내에 있는 왕벚나무에 농약을 쳐서 고사시키고, 2014년에는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나무 6그루를 무단 벌목한 사건이 있었다.

왕벚나무 자생지가 제주도라는 사실이 최근에는 자주 기사화되며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에 제주가 왕벚나무자생지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이를 널리 알리는 것이 우리들의 몫이다. 또한 에밀타케 신부에 감사함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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