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괭생이모자반 습격 시작되나…제주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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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북서쪽 200㎞ 해상서 중국발 모자반 덩어리 넓게 분포
제주도, “수시로 모니터링”…항만청소선 투입 등 대책 마련도
7일 오전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 제주시 소속 공공근로자들이 괭생이모자반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7일 오전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백사장을 따라 괭생이모자반이 쌓여 해변 곳곳이 갈색으로 물들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코를 찌르는 듯한 역겨운 냄새가 진동을 했다. 최근 기온이 올라서인지 주변으로 날파리도 꼬였다.

백사장 한 켠에서는 제주시 소속 공공근로자들이 괭생이모자반 수거 작업을 하고 있었다. 공공근로자들은 손으로 직접 주운 모자반을 행정에서 지급한 포대자루에 담아 한 곳에 모아놓았다.

한 공공근로자는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을 위해 모자반을 치우고 있지만, 만조 때마다 모자반이 다시 밀려들면서 치우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발생한 괭생이모자반이 봄철 해류와 바람을 타고 제주 해안으로 밀려들어와 행정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규모 띠 형태로 이동하는 괭생이모자반은 해안을 오염시키고, 연안 경관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선박 스크루에 감겨 어선 조업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위성 확인 결과 제주 본섬 기준 남서·북서쪽 약 200㎞ 해상에 중국발 괭생이모자반 덩어리가 넓게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현재 이호동과 애월읍 등 제주 북서부 해안에 집중적으로 밀려드는 괭생이모자반이 먼바다에 있는 덩어리에서 일부 떨어져 나간 것들로 추정하고 있다.

도내 괭생이모자반 수거량은 2017년 4400t에서 2018년 2150t, 지난해 860t으로 줄어드는 추세지만, 번식처 사정에 따라 매년 크게 달라 올해 또다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먼바다에 있는 모자반 덩어리들이 언제 제주에 밀려올지 예측이 어렵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수시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덩어리가 제주로 들어올 경우 항만청소선을 투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1999년부터 해마다 괭생이모자반 수거를 되풀이하고 있지만, 20년째 제대로 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괭생이모자반은 화장품 원료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활용하는 이가 적고, 비료로 자원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모자반을 톱밥과 섞어 발효해 완전한 퇴비로 만들기까지 약 1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보관 장소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국립과학수산원이 2017년 제주에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중국 저우산군도에 분포한 모자반과 99.9%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저장성 정부는 2011년부터 5년간 저우산군도 86만㎢ 해안에 괭생이모자반 대량이식을 통해 바다숲 복원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이때 증식된 모자반이 탈락 또는 유실되면서 제주 바다로 대량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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