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제주시 중산간 등 외곽지에 있는 전봇대에서 전선을 훔치는 생계형 절도가 발생하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에서 농사를 짓는 백모씨(56)는 지난 2일 저온저장고가 가동되지 않자, 주변을 확인한 결과 전봇대에 있는 전선 80m가 절단된 것을 알게 됐다.
백씨는 “전선 끝 부분만을 정확히 절단한 것으로 봐서 장비를 이용해 전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7일 한전 제주지사에 따르면 전선 절도는 지난해 2건, 올해 5건이 발생했다.
한전 제주지사 관계자는 “전선을 훔쳐 구리를 고철로 처분하기 위해 훔쳐가는 것 같다”며 “인적이 뜸한 외곽지에서 주로 발생하다보니 단전 신고가 접수돼서야 절도 행위가 확인되면서 사전 범죄 예방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선 절도행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구리가격이 3년째 1㎏에 5000원대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7~2019년) 공사장과 전봇대 등에서 전선 절도 건수는 총 13건이다. 경찰은 이 기간 전선 절도범 6명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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