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가는 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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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건, 제주특별자치도 사회복지협의회 사무국장

코로나19 발생 이전 세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방심하면 언제든지 다시 유행이 시작될 수 있으니 앞으로 생활 속에서 감염병 위험을 차단하고 예방하는 방역 활동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꺼낸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장의 발언이다. 그의 발언은 마치 그동안 누려 온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을 위해 마음 단단히 먹으라는 재난 안내 문자나 다름없었다.

하긴 우리는 이미 코로나19’ 발생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의 낯섦을 마주하고 있다. 마스크 쓴 얼굴이 더욱 낯익은 이웃들,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 속 선생님과 마주해야 하는 학생들, 관중 없는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운동선수들이 그렇고 집에서 보는 직장 업무, 칸막이를 한 채 혼자 먹는 구내식당 점심, 차를 탄 채 예배 보고, 책을 대여 받는 풍경은 이미 완전히 다른 세상속에 적응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다양한 방식으로만 생각했던 그런 삶의 방식들이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는 당연한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답답함이 앞선다.

반복되는 일상의 탈출을 꿈꾸던 시기가 있었나 싶게 이제는 그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다행스럽게도 지금처럼만 확진자 수가 늘지 않는 진정세가 지속되고 백신이 개발되어 지금의 혼란이 한때 인류가 동시대에 겪은 크나큰 성장통으로 기억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과 나라 밖 사정을 보면 그런 기대가 희망고문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해외 여러 나라가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방식과 그 나라 국민들의 반응 그리고 우리나라의 그것들을 비교해 보면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실이 있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재난 앞에서 각자도생은 해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재확인 시켜 준 명제는 너무나도 단순한 진리인 어려울 때는 서로 도우라는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우리는 이미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오랜 시간 익혀 온 덕분에 이 고난을 세계의 찬사와 부러움 속에 감당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한다.

원한 건 아니지만 우리는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초대를 받았다. 거절할 수 없고 달갑지 않지만 보란 듯이 준비하고 초대에 응해야 할 일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곳에 초대 받아 가는 길이기에 든든하고 오래 갈 마차를 준비하자. 우선 그 마차에는 진보와 보수, 살고 있는 지역, 중위소득 이런 것으로 구분 짓지 않고 20204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이라면 누구나 탈 수 있어야겠다.

공공의식과 연대의식이라는 두 바퀴를 용기와 인내, 배려와 양보가 거침없이 끌게 하자. 차별과 배제, 혐오와 낙인 같은 쓸데없는 짐은 티끌만큼이라도 싣지 말자. 가는 길에 코로나19’의 기세가 올라 더욱 난폭해져 힘들고 지치고 두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혼자 앞서 달려가고 싶기도 할 것이고, 마차의 속도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마다 우리에게 다가올 완전히 다른 세상의 안전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인들의 얼굴과 손바느질로 만든 면 마스크를 기부한 어르신부터 제 것 아껴 마스크를 기부하는 초등학생의 마음을 떠올릴 것을 다짐하자. , 준비되었으면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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