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과 숲치유
공명과 숲치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한영조, 제주숲치유연구센터대표·산림치유지도사/논설위원

처음 만난 사람인데도 마음이 잘 맞을 때가 있다. 거리감 없이 왠지 편해 보인다. 말이나 생각이 비슷하다. 이럴 때 우리는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이다.’ 또는 ‘주파수가 잘 맞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는 내가 말하지 않았는데도 비슷한 생각을 할 때의 표현으로 ‘텔레파시가 통한다’라고도 한다.

이와는 반대의 경우도 있다. 얼굴을 보자마자 거리감을 느낀다. 가까이하기에는 뭔가 부담스럽다. 말이나 생각하는 것이 나와 맞지 않는다. 그래서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이럴 때는 ‘주파수가 맞지 않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함에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점차 마음이 통할 때도 있다.

이는 비단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사람이 아닌 다른 대상물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면 숲에 들거나 오름에 오를 때에도 통하는 주파수가 있다. 이는 이해관계가 없는 순수하고 안정적인 주파수이다. 그래서 ‘산에서 기를 받는다’라고 한다. 기는 다른 말로는 좋은 에너지이다.

기를 주고받는다는 것은 공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명은 울림이며 에너지의 이동이다. 이렇듯 사람을 비롯해 지구상에 있는 만물은 에너지를 주고받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까지 말이다.

실제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이 있다. 데이비드 봄의 양자이론이다. 그에 의하면 우주 공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와 파동으로 채워져 있다고 한다. 마치 동전의 양면구조처럼 연결돼 있다. 그리고 이 물질들은 잠시도 멈추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이동 과정에는 에너지가 발생한다. 그 에너지는 지구상의 모든 만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봄은 설명하고 있다.

단지 공명할 수 있는 대상물 간의 거리에 따라 공명의 세기가 달라질 뿐이다. 다시 말해 어떤 물질이 가까이에 있으면 있을수록 서로 주고받는 공명의 에너지는 커진다. 반면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주고받는 공명의 에너지 강도는 약해진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자주 만나지 않고 멀리 떨어져 있으면 그 사랑은 점점 식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공명에는 좋은 공명과 나쁜 공명이 있다. 나쁜 공명은 사람들의 어울림 속에서 나타난다. 특히 이해관계가 있을 때 심하다. 마음이 틀어져 돌아서는 경우가 그것이다. 심지어는 질투를 넘어 다투기까지 한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이는 서로 나쁜 공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숲이나 오름은 그렇지 않다. 숲의 에너지는 좋은 공명이다.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기 때문이다. 나무나 새들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누가 찾아오든 숲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보여준다. 그 어떤 가식도 없다. 그래서 성철 스님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고 표현했을지 모른다.

그러기 때문에 숲이나 오름에 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차분해진다. 들떠 있던 마음은 어느새 가라앉는다. 그리고 여유롭다. 서두르지 않고 넉넉해진다. 정신이 맑아진다. 사회생활 속 이해관계로 뭉쳐있던 몸과 정신은 깨끗한 심성으로 정화된다. 좋은 에너지와 공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쁜 생활 속에서도 숲과 오름을 자주 찾아 치유 활동을 하는 것이야말로 건강관리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건강의 보약은 다름 아닌 숲과 공명하는 데 있다.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생명이 숨 쉬는 숲에서 좋은 에너지를 받았으면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