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제주시 삼도1동에 거주하는 K씨(84)는 자식들과 연락이 끊긴 지 30년이 넘었다고 했다.
홀로 산지는 올해로 37년째.
이 할아버지는 “47살에 아내를 떠나보내고 계속 혼자 살아왔다. 자녀와 연락이 안 된 지도 30년이 훌쩍 넘었다. 나는 어찌어찌 살고 있는데…”라며 자식들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다.
그는 어느새 외로움에 익숙해져 버렸다고 했다. 말벗도 없어 매일 집 단칸방에 누워 있는 것은 일상이 됐다.
유일한 낙이었던 영화관에서의 무료 영화 관람도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
이 할아버지를 위로하는 것은 단칸방 창문 한편에 있던 먼지가 수북이 쌓인 플라스틱 카네이션뿐이었다. 그는 지난해 제주시홀로사는노인지원센터에서 어버이날을 기념해 준 거라고 했다.
그는 카네이션을 손에 쥐고 “생활지원사가 자주 와서 말벗도 돼주고 하는데,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면서 “올해도 카네이션을 달아주러 온다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일부 독거노인에게 어버이날은 외로움의 날로 인식되고 있다. 이 할아버지처럼 가족과 떨어져 홀로 씁쓸하게 보내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삼도1동 주민인 J씨(88)도 남편이 작고한 이후 45년을 혼자 살고 있다.
서울에 사는 아들이 있는데, 올해는 내려오지 못하게 됐다.
이 할머니는 아들이 자주 안부 전화를 하지만, 중증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어 잘 듣지 못한다.
그는 “어버이날은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나 의미가 있지, 나 자신은 잊고 산지 오래됐다”며 “아들 형편이 많이 어려워 짐이 될까 연락도 자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에서 가장 많은 독거노인을 관리하는 제주시홀로사는노인지원센터는 이날 어르신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또 쌀과 참치, 죽 등 15가지 생필품이 담긴 식품 키트도 전달했다.
한편 제주지역 65세 이상 고령자 1인 가구는 올해 기준 1만7810가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