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을 몇 년 쓰다 보니 무의식중 매너리즘에 빠져들 위기에서 버둥대는 자신을 발견해 놀랐다. 30년 써 온 수필이 아직도 허물 한 번 벗지 못한다면 안되는 일이다.”
제주문학신인상(1993년)을 받으며 수필가로 데뷔한 김길웅씨가 여덟 번째 수필집 ‘읍내 동산 집에 걸린 달력’을 냈다.
수필집에 담긴 발문(跋文)에는 30년 넘은 필력에도 자만하지 않고 엊그제 등단한 것마냥 겸손함이 글에 묻어난다.
2018년부터 최근까지 써 온 74편을 모아 다시 6개의 소주제로 나눠 배열했다.
작가는 평소에도 수필에 대해 작가와 독자가 깊이 만나 교감하는 양방향의 문학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번 수필집에도 깎고 쪼아 다듬고 짓눌러 응축해 형성된 공감대에서 화자는 은근슬쩍 빠지고 그 빈자리에 독자가 들어서도록 자리를 깔아주는 방식의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편, 김길웅 수필가는 2005년 ‘심상’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도 등단했고 한국문인협회, 심상시인회, 동인맥(脈)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은출판 刊,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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