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합병증으로 투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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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항, 한국병원 신장내과 과장

대한고혈압학회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제7(2016~2018)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0대의 고혈압 인지율은 47.7%에서 44.8%로 감소했고, 치료율은 38.8%에서 38.2%, 조절률은 27.9%에서 29.1%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교적 젊은 환자들의 경우 자신이 고혈압이 있는지도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치료도 받지 않으며, 치료를 받더라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고혈압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환자가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건강검진 등을 통해 고혈압을 알게 되어도 나이가 젊으니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여겨 치료에 소극적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고혈압을 방치하면 동맥경화·심근경색·부정맥·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져 사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서 정수 탱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콩팥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콩팥은 가느다란 혈관 다발이 모인 사구체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이 필터처럼 작용해 노폐물을 걸러내고 혈액을 깨끗하게 유지해 줍니다. 그런데 혈압이 높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압력을 견디지 못한 혈관이 손상을 입습니다. 혈관의 손상으로 인해 여과 기능이 떨어지면서 신장의 기능 저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우리나라 투석 환자의 약 20%가 고혈압이 원인이며, 고혈압으로 인해 투석하게 되는 환자의 수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30·40대의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있다면 콩팥병을 동반한 고혈압의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콩팥 기능 저하와 단백뇨 동반 여부는 혈액검사, 소변검사를 통해 비교적 쉽게 확인이 가능합니다. 만약 일정 기간 기준 이상의 단백뇨가 나타나거나, 콩팥 기능이 정상의 60% 이하라면 만성콩팥병으로 봅니다.

고혈압으로 인해 신장의 기능이 저하된 상황이라면 약물 복용에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이를 방치하면 만성콩팥병이 진행돼 콩팥의 기능이 계속 떨어지게 되고, 결국 투석이나 장기 이식 같은 신대체요법을 받아야 합니다. 투석 환자의 삶의 질은 정상인의 절반 정도에 그칩니다. 하지만 고혈압으로 인해 단백뇨나 콩팥 기능 저하가 나타난 환자들 중에서 그 위험성을 인지하고 적극 치료에 임하는 환자는 많지 않습니다. 신장 기능 저하가 상당히 진행돼도 특별히 몸의 이상이 나타나지 않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혈압이 만성콩팥병으로 그리고 투석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지만, 관리와 치료 없이는 정해진 종착역을 향해 달리는 기차와도 같습니다. 조기에 약물치료와 체중 감량, 금주, 저염식이 등을 실천하면 기차를 멈춰 세울 수도 있습니다. 젊다고 안심하지 말고,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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