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new nomal)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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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진 동화작가

코흘리개들이 많아서였을까? 가슴엔 손수건을 달고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이 골목을 가득 메웠었다. 교정엔 겨울이 서성이지만 달뜬 아이들 표정으로 인해 운동장은 후끈 달아올랐고 태극기가 펄럭이는 운동장에선 목을 뺀 학부모들이 제 아이를 찾느라 아우성이다. 선생님들도 이름을 부르며 아이들을 찾느라 분주하다. 옛 입학식 풍경이다.

3월에 어김없이 찾아오던 초등학교 입학식 풍경이 사라졌다.

초등학교 입학식만 사라진 게 아니고 사람들이 지금까지 이어오던 일상들도 통째로 사라진 느낌이다. 코로나19로 새로운 일상으로 채워지기 시작하는 요즘이다. 양팔 간격 앞으로나란히! 학교 운동회 때나 들었을 법한데 요즘도 양팔 간격 안으로 사람들이 다가가서는 안 된다. 새로운 거리 두기가 생겨난 것이다. 사람들과의 대화는 물론 대면對面도 피하며 서로 간격을 넓혀야 살아갈 수 있는 뉴노멀 시대가 왔다.

평생 살아온 일상이 변했다니 이 어인 일인가? 드라이브 스루 판매 온라인 개학 스테이홈 콘서트 드라이브인 입학식 랜선 여행이라니 낯선 용어들을 접하며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초등학교 아이들 개학이 또 연기되었다. 개학 후 달라진 일상에 아이들은 어떻게 적응해 나갈까? 운동장에선 공차기 고무줄놀이며 사방치기도 하며 놀아야 한다. 이런 광경은 이제 찾아볼 수 없는 시대가 되어가는 듯하다. 또래 놀이가 실종된 마당에 뉴노멀까지 스멀스멀 기어 나오고 있으니 공차기 고무줄놀이는 언감생심이다. 아이들은 있지만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옳지 않을까? 나만의 세상에서 스마트 기기에 몰입해 있는 아이들 여럿이 있어도 다 각자 놀고 있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제 세상에 갇혀있는 아이들 마음을 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곧 윤사월이다. 송홧가루가 흩날리고 있다. 해도 길고 꾀꼬리 운다고 노래했던 박목월의 윤사월처럼 봄은 그렇게 가건만 우리네 일상은 되찾을 수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내일이 소만小滿이다. 만물이 자라서 세상을 가득 채우듯 우리네 마음속도 훈훈한 정으로 가득 채워졌으면 좋겠다.

우리는 지금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뉴노멀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멀어진 물리적 거리에 반비례해서 심리적 거리는 서로 좁히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칼릴 지브란의 예언처럼 함께 서 있으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아야 한다. 돌아갈 수 없는 포스트 코로나 이전 일상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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