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패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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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숨진 사람은 33만명에 육박한다. 공포는 진행 중이고, 세계는 닫힌 사회가 됐다. 백신이든 치료제든 어느 하나는 있어야 대유행을 막을 수 있지만 둘 다 개발이 더디다.

백신의 최종 단계는 인체 실험이다. 통상적으로 쓰이는 방식은 대상자를 둘로 나눠 백신과 가짜 약을 각각 접종한 뒤 면역 효과를 비교 관찰하는 것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까지는 효과를 알지 못해 백신 개발에 수년 걸린다.

반면 인체유발시험은 속성이다. 대상자에게 백신을 접종한 뒤 다시 체내에 바이러스를 일부러 주입해 백신 효과를 단기간에 파악한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의학 발전은 종종 자신의 몸을 실험도구로 내놓은 이타적 자원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백신이 새로운 ‘게임 체인저(판도를 바꾸는 역할)’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세계 각국이 백신 개발 경쟁에서도 패권을 다투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은 내년 1월까지 3억명 규모의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해 작전명 ‘초고속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독일은 미국보다 한발 앞서 수백만명에게 투약한다는 목표로 백신접종 시험에 돌입했다. 중국도 독자 백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영국은 아예 백신 3단계 실험을 승인했다. 실로 백신 개발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국내서도 여러 기업이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제넥신 등이 진행 중이다. 속성 진단키트 등으로 한국의 코로나 대응이 명성을 얻고 있다. 여기에 백신 개발까지 성공한다면 더없는 개가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하루 앞당기면 2만명, 1주일이면 13만명, 한 달이면 50만명 이상 생명을 구한다는 통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코로나 사태는 스페인 독감처럼 대유행을 반복할 거라는 전망이 많다. 더 걱정인 건 코로나 바이러스의 막강한 생존력이다. 섭씨 60도에서 1시간 둬도 여전히 바이러스 복제가 진행된다는 사실이 최근 국제학계에 보고됐다. 거기에다 미·중을 중심으로 백신을 무기로 한 패권 야욕마저 가세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유사한 바이러스의 공격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 경고한다. 그런 만큼 이후 개발될 백신은 지구촌의 누구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옳다. 인류의 공공재로 공평하게 보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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