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사회는 새로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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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린, 제주대학교 전산통계학과 교수/논설위원

코로나바이러스는 비대면 사회의 등장을 앞당겼다. 비대면 사회는 사람들이 직접 대면하지 않고 협업을 하는 사회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필연적으로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었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인 초연결성은 사람은 물론 사물들까지 모두 사이버로 연결한다. 이렇게 사이버로 연결된 세상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이 변화는 준비된 자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지난 몇 개월 동안 학교 현장에서 교직원들은 갑작스러운 비대면 수업을 준비하느라고 홍역을 치렀다. 온라인 수업에 부정적이었던 교사들도 어쩔 수 없이 온라인 강의 교재를 개발하고, 온라인 화상 회의 시스템을 설치하고 사용해야 했다. 기술이 개발되고, 관련 제품이 출시되더라도 사용자가 사용하지 않으면 그 제품과 기술은 사장된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다가오는 비대면 사회를 일반 대중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역할을 하였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지난 두 달 동안 통상 2년치에 해당하는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졌다고 발표하였다.

대면 사회에서는 모여서 일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수용할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공간으로 출퇴근하기 위해서 귀한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 작년 경기도민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134분이었다. 하루에 두 시간 이상을 출퇴근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비싼 사무실 가격과 출퇴근 시간, 그리고 교통체증으로 인한 환경오염은 모두 비용이다. 이번에 어쩔 수 없이 비대면 근무를 하면서 사람들은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이 비용의 필요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5~10년 내 전 직원의 50%가 원격 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10년 후엔 현재 4만5000여 직원 중 2만2500여 명이 회사가 아닌 집에서 일하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재택근무를 통한 일상적인 업무의 생산성이 우리가 기대했던 것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트위터도 재택근무를 코로나팬데믹 이후에도 무기한 시행하기로 했고, 캐나다의 IT 기업 오픈텍스트는 세계 120여 개의 사무실 중 절반 이상을 없애기로 했다. 당장 원격근무가 어려운 분야도 있겠지만 비대면 사회의 영역은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최초로 상용화한 5G(Generation) 통신망에 대한 기대도 크다. 5G, 즉 5세대 통신은 1세대 이동통신에 비해서 전송속도가 138만배 빠르다. 하지만 음성통화 혹은 문자전송을 주로 하는 사용자는 138만배 빨라진 5G 통신의 효과성을 충분하게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실시간 화상 회의 시스템은 말과 글을 넘어서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야 한다. 이런 응용에서 한국의 5G 통신은 그 위용을 드러낼 것이다. 앞으로 각종 국제회의를 통해서 IT 강국 한국의 진면목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 4월 10일 실시한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를 보면 ‘나는 대한민국 국민임이 자랑스럽다’라는 항목에서 그렇다는 응답이 80%로, 작년 8월 조사 결과(68%)보다 12% 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만족한다’ 항목에서는 긍정 대답이 58%에서 76%로 18% 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 위기 대응 과정에서 한국의 강점을 실감한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비대면 사회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저력을 드러내는 기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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