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출퇴근은 무슨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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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국,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장/논설위원

직장인의 하루는 출근으로 시작된다. 직장인들에 있어 출근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긴장하기도 하고, 풀리지 않는 복잡한 일들을 떠올리면 짜증이 밀려오기도 하고, 동료들을 생각하며 어떤 대화를 주고받을까 설레기도 한다. 출근이 의무감으로 다가와 다소는 억눌림을 느낄 때도 있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그저 쉬고 싶을 때도 있다. 개개인마다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이다.

출근의 수단도 다양하다. 걸어서, 자전거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자가용을 이용해서 또는 통근버스를 이용해서 등등 여러 수단이 동원된다. 육지부에서는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장거리의 경우는 KTX를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는 이도 볼 수 있으나, 제주 지역에서는 앞서 얘기한 수단들이 주요한 수단일 게다.

어떠한 출퇴근 수단을 이용하느냐는 각기 나름의 목적이 있을 것이다. 자전거나 도보로 출퇴근을 하는 이들은 주로 건강을 위해서일 것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은 자가 운전을 하지 않으려는 것도 있겠으나, 독서나 게임, 부족한 취침 등 다른 일을 병행하고자 하는 목적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이들은 원거리이거나,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곳이거나 나름의 이유와 목적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출퇴근 수단이 있는 만큼, 수반되는 모습들도 다양할 것이다.

필자의 근무지는 구좌읍 한동리에 위치한 용암해수센터이다. 거주하는 곳에서 40여 ㎞ 떨어져 있다. 대중교통이 원활하지도 않아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출근시간에는 40여 분이 소요되고, 퇴근 시에는 한 시간 반 정도는 소요된다. 기상이 좋지 않거나, 차량이 막히면, 소요시간은 더 늘어나게 되어 있다. 하루에 두 시간 이상을 출퇴근에 할애해야 한다. 하루 24시간 중에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등을 제외하면 거의 5분의 1에 해당되는 시간이다. 많은 시간이다. 줄일 수 있는 시간도 아니다. 그렇다고 방치하고 루틴하게 보내기에는 아까운 시간임에 분명하다.

필자의 출퇴근 시간의 활동을 돌이켜 보면, 라디오 듣기, 유튜브 듣기, 오디오북 듣기, 기도하기, 큰소리로 노래하기, 아무 생각 하지 않기 등등이다. 크게 성공한 것은 없다. 자율주행시대가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보면서 허튼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실컷 잠이나 잘 수 있으면 좋으련만’ 또는 ‘뭔가 다른 출퇴근이 되겠지’하고 막연히 기대해 보는 것이었다.

퇴근의 의미는 무엇인가? 하루를 마무리하고 가정의 품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긴장을 풀면서 한껏 지친 심신을 정리할 수도 있고, 하루를 감사하며 내일을 기약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마땅한 수단과 방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회식이 있어 이동을 해야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도 집안행사가 있다거나 의미를 찾기는커녕 나만의 온전한 평안을 찾기는 요원할 때가 많다.

어쨌거나 출퇴근은 엄연히 직장인에 있어 기본적 생활영역임이 분명하다. 회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것도 답이라는 생각이다. 직장에 감사하는 출근길, 가정에 감사하는 퇴근길도 또다른 출퇴근을 위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세상이 온통 코로나로 몸살이다. 코로나 극복의 단초를 출퇴근부터 적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해,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한 나만의 발전적 시간으로 변모하는 작업을 오늘도 시도해 본다. 행복한 출퇴근이 몹시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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