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잇값
나잇값
  • 제주일보
  • 승인 20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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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성경에도 언급되어 있다. 연극 한 편에도 주인공과 조연이 있듯이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면 충분한 만족을 가질 수 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어리석음은 내일이 아닌 오늘 반성해야 하며 이웃 어려움에 사랑을 나누는 일은 약속처럼 실천해야 한다.

언제나 받는 것에 익숙했던 할아버지는 나이가 주는 편안함이 느껴지기보다 억척스럽다는 핀잔을 먼저 받았다. 손해 보지 않겠다가 생활 습관이었고 주지 않으려는 욕심이 얼굴에 쓰여있었다. 믿지 못하는 의심은 친구를 적으로 만들었다. 부족함이 없음에도 야박한 소리를 입에 달고 다녔다. 어려웠던 시기에 주변 도움을 받아 생계를 꾸렸다는 이야기는 기억에서 지웠으며 피해 망상은 상상력을 만들어 여럿을 힘들게 했다.

잘 있냐고 인사하기보다 모른 척 외면했는데 호들갑을 떨면서 찾아와서는 이번에 부와 명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회가 있는데 상대의 약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유리하니 기도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제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무슨 해괴망측한 발상인가. 그래서 이런 식으로 얻어서 어디다 쓰려고 하냐며 조용히 타일렀다. 이제 마지막을 준비하시고 지금 당장 등을 돌려 원성을 사고 있는 주변과 화해하라고 당부했다

그렇지 않으면 험한 꼴을 당할 거라고 겁을 주었더니 일언지하에 그렇게는 못하겠단다.

차갑게 돌아서는 걸음이 내심 편하지는 않았지만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걸려온 전화는 지금 병원인데 꼭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나와 헤어지고 집으로 향하던 중 사고를 당해 다리가 부러져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단다. 그리고 잠시 정신을 잃었을 때 구천에서 떠도는 자신의 모습을 봤으며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전생에도 이와 유사한 적이 있었음을 깨달았고 어디선가 착하게 살아라는 음성을 똑똑히 들었다고 털어놨다.

측은함보다는 미움이 더 컸지만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가 문제라고 조언하니 그제야 알았다고 대답했다

선과 악은 손이 닿는 데 있고 주머니 속에는 행복과 불행이 담겨있다. 영원할 것 같은 지구라는 체험장은 가상현실임을 깨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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