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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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미국의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사생활까지 깊이 파헤치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청문회 전에 후보의 도덕성이나 자질 등에 대한 논란이 들끓기라도 하면 당사자는 발가벗을 각오까지 해야 한다. 정통 언론뿐만 아니라 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발달로 예전 같으면 사적인 영역으로 이해될 수도 있는 시시콜콜한 문제까지 파고든다. 그 강도는 자리의 높이에 비례한다.

어느 상원의원은 대선 후보 예선전에 나섰다가 외도 문제로 첫 결혼이 파탄 났음을 고백해야만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상원의원 때 자서전에서 청년 시절 마리화나를 흡입한 사실을 자백해야 했다. 대통령 후보 출마 선언에 앞서서는 하버드 법대 재학 때 납부하지 않았던 주차 위반 벌금을 뒤늦게 처리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모두가 후에 닥칠 검증의 파괴력을 알기에 미리 손을 쓴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단계를 통과하면 자신에게 ‘스펙’이 추가되고 ‘몸값’이 크게 오른다.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한 장치가 아니고, 좋지 않은 사람을 걸러내는 것이다.’ 즉 잘된 임용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임용을 방지하고자 함이다. 문제 인사로 인한 손실이 더 크다는 인식 때문이다. 종종 신상털기식 청문회로 인해 무용론이 나오기도 하지만, 여전히 유용론이 우세하다.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 없다.’ 이 말에 자유로울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런데 여기서 같음이 아닌 다름을 대입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위험하니까 접근하지 말고 주의하라고 경고하는 데도 이를 무시하고 제 발로 먼지 날리는 곳에 들어가 뒤집어쓴 이와 전국에 내려진 미세먼지 주의보 속에 생업 때문에 야외 작업을 하다가 먼지를 접한 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속담이 염려한 것은 후자일 것이다. 스스로 평지풍파를 일으킨 이에게 면죄부를 주고 부화뇌동하기 위해 애써 격언을 만들지는 않았으리라 판단된다.

▲오는 26일과 29일에 양 행정시장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창과 방패 대결이 치열할 전망이다. 시장 후보자 2명 모두 공교롭게도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공무원노조 등이 이미 찬·반을 드러내면서 장외전도 달아올랐다. 민의의 대변자인 도의회의 결정이 궁금하다. 모두의 이목이 여기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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