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바람난장 - 외도 월대천(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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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뜨는 누대라는 뜻의 외도(月臺).
신선이 내려와 물가에 달그림자 드리운 장관 구경하던 곳
맑은 물 바라보노라면 번잡하게 엉켰던 마음 훌훌 풀려
옛날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동쪽 숲 사이로 떠오르는 달이 맑은 물가에 비쳐 달그림자를 드리운 장관을 구경하며 즐기던 장소였다고 전해지는 외도 월대. 바람난장이 월대천을 찾은 날 하필 비가 와 근처 카페를 찾았다.
옛날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동쪽 숲 사이로 떠오르는 달이 맑은 물가에 비쳐 달그림자를 드리운 장관을 구경하며 즐기던 장소였다고 전해지는 외도 월대. 바람난장이 월대천을 찾은 날 하필 비가 와 근처 카페를 찾았다.

달그림자에 벙글은 마음

공자는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知者樂水)고 했다. 노자 역시 ()의 가장 이상적인 상태는 물과 같은 것(上善若水)이라고 했다. 옛 선인들이 이상적인 삶을 물에 비유한 이유는 아마 물이 가진 본성 때문일 것이다. 물은 태초부터 생명을 탄생시키는 공간이며 생명력을 이어가는 가장 중요한 모체다. 또한 고여 있지 않고 부지런히 흘러 맑고 깨끗함을 유지하려는 자정의 힘을 가지고 있다. 외도 월대천에서 가만히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고 있자면 공자의 말씀도 노자의 말씀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바닥이 훤히 비칠 만큼 맑은 물을 바라보노라면 번잡하게 엉켜있던 마음이 어느 새 훌훌 풀리며 떠내려가는 것이다.

외도 월대(月臺)는 달이 뜨는 누대라는 뜻이다. 옛날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동쪽 숲 사이로 떠오르는 달이 맑은 물가에 비쳐 달그림자를 드리운 장관을 구경하며 즐기던 장소였다고 전해진다. 전설은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고요한 밤 물가에 드리운 달그림자를 보면 그 누구라도 홀리지 않았을까. 그렇게 월대천이 흐르는 외도는 대낮에도 별이 뜬다//수성빌라 금성빌라 화성빌라 목성빌라/토성빌라까지 별천지라고 시인은 읊는다. 별도 달도 환해서 마음마저 금방 들켜버릴 것 같은 곳, 김정희와 시놀이 팀에서 지구를 찾는아니 어떤 마음 하나애타게 찾는 목소리가 자락자락한다. ‘스스로 빛을 내야 별이라는 말이 심장에 와서 콕 박혀버린 채.

별도 달도 환해서 마음마저 금방 들켜버릴 것 같은 곳, 김정희와 시놀이 팀에서 ‘지구를 찾는’ 아니 ‘어떤 마음 하나’ 애타게 찾는 목소리가 자락자락한다.
별도 달도 환해서 마음마저 금방 들켜버릴 것 같은 곳, 김정희와 시놀이 팀에서 ‘지구를 찾는’ 아니 ‘어떤 마음 하나’ 애타게 찾는 목소리가 자락자락한다.

한라산도 수평선도 한눈에 쏙 와 박히는

제주시 외도동은 그야말로 별천지다

아파트 옥상에 서면

대낮에도 별이 뜬다.

 

수성빌라 금성빌라 화성빌라 목성빌라

그것도 모자라서 1, 2차 토성빌라

퇴출된 명왕성만

여기서도 안 보인다.

 

스스로 빛을 내야 별이라고 하느니

얼결에 궤도를 놓친 막막한 행성처럼

내안에 실직의 사내

그 이름을 찾는다.

-문순자, ‘지구를 찾다전문.

 

문득 수많은 별빛에 젖은 마음을 오능희 소프라노의 아침의 노래가 일으켜 깨운다. 아침은 시작이면서 소생하는 시간이다. 깨어있으라는 말이다. 시간적인 개념보다는 심리적인 의미에 가깝다. 물은 늘 깨어있는 사물이기도 하다. 졸졸졸 콸콸콸 생명은 끊임없이 탄생하고 또 성장하고 성숙한다. 변화하면서 자아를 완성해나가는 시간이다. 아침의 시간, 물의 시간은 모든 사물을 살아있음으로 충만하게 한다.

 

별도 달도 가슴팍에 몽땅 묻어버린 제주의 해녀. 현희순 소리꾼이 부르는 ‘이어도 사나’는 또 한 세계의 출렁이는 바다를 담았다.
별도 달도 가슴팍에 몽땅 묻어버린 제주의 해녀. 현희순 소리꾼이 부르는 ‘이어도 사나’는 또 한 세계의 출렁이는 바다를 담았다.

별도 달도 가슴팍에 몽땅 묻어버린 제주의 해녀. 깊은 심연에서 자맥질하며 자식을 키우고 집안을 일으킨 제주의 어머니다. 현희순 님이 부르는 이어도 사나는 또 한 세계의 출렁이는 바다를 담았다. 바다의 목소리는 살아온 내력과 이력으로 촤르르 촤르르 조약돌을 굴린다. 파도의 힘, 그 생명의 원천이 지구라는 한 세계를 끊임없이 굴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어머니라는 이름과 함께.

 

바다 속 깊은 동굴에서 내면의 깊은 곳까지 침투하는 영혼의 소리. 이관홍 오보이스트의 색소폰 연주 ‘비처럼 음악처럼’은 내리는 빗속에 서 있게 한다.
바다 속 깊은 동굴에서 내면의 깊은 곳까지 침투하는 영혼의 소리. 이관홍 오보이스트의 색소폰 연주 ‘비처럼 음악처럼’은 내리는 빗속에 서 있게 한다.

바다 속 깊은 동굴에서 내면의 깊은 곳까지 침투하는 영혼의 소리. 이관홍 님의 색소폰 연주 비처럼 음악처럼은 내리는 빗속에 서 있게 한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세계가 아주 모르는 세계일 때가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던가. 아니 열 길 물속도 모르는 것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하지만 다시 이어지는 색소폰 연주 옛사랑을 듣는 지금은 세상 그 어떤 것을 몰라도 좋다. 눈을 감고 온전히 음악에 빠져 모르는 세계에 서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음 바람난장은 627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표선읍 표선리에 위치한 당케포구에서 진행됩니다.

 

 

사회 정민자

음악 전병규·현희순(소금연주, 노래)

오능희 (소프라노)

이관홍(색소폰)

시낭송 김정희와 시놀이(이정아, 이혜정, 장순자)

그림 고은

사진 허영숙

영상 김성수

음향 최현철

글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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