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시련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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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주 수필가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요즘 소셜 네트워크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웃자고 주고받는 농담이지만 이 시대의 삶의 정곡을 찌르는 말이기도 하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는 코로나 감염자가 속출하고 사망자도 늘고 있다. 우리나라도 불안한 상황이긴 매한가지다.

이런 와중에도 코로나 이후의 삶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일치하는 견해는 코로나 이전의 삶은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의 삶의 틀은 와해되고 있으니 새로운 변화에 도전하는 수밖에 없다는 진단들이다. 뒤바뀐 우리의 일상이 지난 삶의 방식들을 쓸모없이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부터 주거 방식, 학교 교육, 경제 활동, 여가 생활… 등, 우리의 삶에 얽힌 모든 영역의 문제들이 근본적으로 뒤바뀌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럿이 모여 식사하고, 나들이하고 여행하던 일들이 일상처럼 빈번했지만 이제는 해서는 안 되는 일처럼 금기시 된다. 대중교통이나 공동 주거 방식, 공유 경제나 대면 경제 활동은 점점 위축되고. 끼리끼리 공유하고 더불어 하던 삶도 각자 도생이나 가족 단위로 뒤바뀌고 있다. 재택근무나 온라인, 비대면 같은 아직은 덜 익숙한 것들이 갑작스레 우리의 삶의 방식으로 대체되고 있다. 대응할 틈도 없이 맞게 된 변화다. 누구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위기이며 시련일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게 경제 문제라고들 한다. 온갖 미디어에서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마저 경제가 나빠질 것이란 전망들뿐이다.

그렇지만 인류의 지난 역사도 이런 시련의 점철이었으니 지금의 시련도 위기이며 기회일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긍정적인 시각에서 코로나19를 평가하기도 한다. 대기 질이 좋아져서 매년 미세먼지에 뒤덮였던 봄 대신 맑고 상쾌한 봄날을 즐길 수 있었다든지,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임과 회식이 줄고 재택근무가 늘어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늘었다는 것이다. 그런 긍정적인 측면에 화답이라도 하듯 어느 시인은 “코로나 시대의 삶은 마스크와 거리 두기다. 그것은 조용히 자신을 들여다보라는 것, 함부로 놀리던 입을 가리고 이웃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 돈과 성공만을 위해 우리가 파괴한 것들을 직시하라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시인의 표현처럼 지금은 저마다 자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때다. 입을 다물고 지난 삶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런 연후에 세상의 변화에 눈을 돌려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삶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스스로 찾아내며 적응해 나갈 수 있다.

인간은 본디 변화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삶의 방식들은 인간의 바람에는 아랑곳없이 시대의 코드에 맞춰 변화해 간다. 변화의 물결은 지금처럼 한 순간에 우리의 삶의 근간을 흔들어놓는다. 어찌 보면 우리의 삶은 언제나 시련과 도전의 연속이다. 오늘의 경제적인 번영도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 같은 험난한 보릿고개의 시련에 맞서 성취한 도전의 결과다. 지금의 시련도 스스로 일어서려는 굳은 결기로 맞서 도전한다면 기회로 바꿔놓을 수 있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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