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만에 만난 엄마…“손 못 잡지만 볼 수 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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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요양병원·시설 면회 1일부터 제한적 허용
관련 문서 늦게 발송돼 일부 시설 혼선도 발생
1일 제주시 아라동 한 요양병원에서 어머니 면회를 하고 있는 현은자씨 가족.
1일 제주시 아라동 한 요양병원에서 어머니 면회를 하고 있는 현은자씨 가족.

엄마! 많이 보고 싶었어. 너무너무 사랑해!”

1일 오전. 가족과 제주시 아라동 한 요양병원을 찾은 현은자씨(69)는 약 5개월 만에 본 어머니를 바라보며 연신 이렇게 외쳤다.

현씨는 치매를 앓는 어머니가 입원한 지난해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병문안을 다녔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보호자 방문이 금지돼 오랜 기간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날을 기점으로 방역수칙을 지키는 조건에 한해 면회를 허용하면서 현씨는 지난 3월 이후 처음, 꿈에서나 만나던 어머니를 직접 볼 수 있게 됐다.

비대면 접촉이 원칙인 탓에 굳게 닫힌 자동문 너머로 면회를 해야 했으나, 현씨는 어머니 얼굴을 만지지도, 손을 잡지도 못하지만, 이렇게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현씨 가족은 손 소독과 발열체크, 출입명부 작성을 하고 10분가량 어머니 면회를 했다.

이들은 병실 침대에 누워 있는 어머니를 보며 엄마, 할머니 사랑해요라고 연신 외쳤다.

이에 어머니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가족들도 눈물을 흘렸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모두가 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길 희망하고 있다병원에 가족을 둔 사람과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위해서라도 늘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10여 곳에 문의한 결과 이날부터 정부 방침에 따라 보호자 면회를 허용한 곳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요양시설 면회가 제한적으로 허용되기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관련 문서가 요양시설로 발송되면서 필요 시설을 갖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광주시민이 확진 전 유증상을 보였음에도 제주 여행을 했다는 소식에 면회 허용 시점을 3주 뒤로 연기한 곳도 있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환자와 입소자들이 고립감, 우울감을 호소한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요양병원, 요양시설에 대한 고강도 감염 예방 대책은 유지하되, 1일부터 사전 예약을 거쳐 별도의 면회 공간에서 비접촉 방식으로 면회할 수 있도록 했다.

면회 공간은 출입구 쪽 별도 공간이나 야외 등에서 이뤄진다. 환자와 면회객 사이의 신체 접촉, 음식 섭취는 제한된다.

대부분 시간을 누워서 지낼 만큼 거동이 불편한 환자와 입소자들도 다른 사람들과 동선이 분리된 1인실 등에서 면회객이 개인 보호구를 착용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면회가 가능하다.

아울러 각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는 수시로 면회 공간을 소독하거나 환기해야 한다. 면회를 끝낸 뒤에도 기침, 인후통 등 의심 증상이 있는지를 철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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