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대할망 일궈놓은 포구서 여름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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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해맞이 명소, 당캐포구(上)
해맞이 명소,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곳으로 명성 자자한 당캐포구
누군가에겐 연필심 다듬는 도구인 갑오징어 뼈 줍던 기억이…

 

해맞이 명소, 당캐포구

용암처럼 솟아오르는 해맞이의 명소인 표선의 당캐포구. 바람난장 식구들이 배들의 종착지이자 길목인 당캐포구를 찾았다. 홍진숙作, 당캐포구
용암처럼 솟아오르는 해맞이의 명소인 표선의 당캐포구. 바람난장 식구들이 배들의 종착지이자 길목인 당캐포구를 찾았다. 홍진숙作, 당캐포구

용암처럼 솟아오르는 해맞이의 명소인 표선의 당캐포구다. 제주의 창조신인 설문대할망이 일궈놓은 포구로, 예부터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신년맞이 행사를 갖는다.

고기잡이 나갔던 배 한 척이 포구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선다. 부디 만선이길 기대해본다. 근처로 당도할 무렵 약속이나 해둔 듯 또 다른 한 척이 출항한다. 코앞에서 펼쳐지는 활기찬 동선들이 정겹다.

배들의 종착지이자 길목인 당캐포구 앞, 서남측의 너럭바위에서 난장을 펼친다. 탁 트인 전망에도 아랑곳없이 무더위가 작렬한다. 바람은 어딘가에서 졸고 있는지, 못내 아쉬운 바람길이다.

누구보다도 일찍 당도한 정민자 2020 바람난장 대표다. 당캐포구에서의 난장 예정에 주변이 방해될까, 멀찍이 너럭바위로 잡아놓은 무대이기도 하다.
누구보다도 일찍 당도한 정민자 2020 바람난장 대표다. 당캐포구에서의 난장 예정에 주변이 방해될까, 멀찍이 너럭바위로 잡아놓은 무대이기도 하다.

누구보다도 일찍 당도한 정민자 난장대표다. 당캐포구에서의 난장 예정에 주변이 방해될까, 멀찍이 너럭바위로 잡아놓은 무대이기도 하다.

이관홍 오보이스트가 오카리나로 ‘섬 집 아기’와 타이타닉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를 연주한다.
이관홍 오보이스트가 오카리나로 ‘섬 집 아기’와 타이타닉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를 연주한다.

오카리나 연주로 이관홍의 섬 집 아기와 타이타닉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을 감상한다. 바닷가에서 듣는 연주가 색다르게 돌아들자 무더위도 잠시 잊는다.

 

오분작 뚝배기 숨비소리 끓고 있는/ 당포 식당 숟가락에 얹어지는 내 그리움/ 돌아선 매 오름 자락이 노을로 타고 있다송인영의 시조 안부를 묻다를 시놀이팀의 이정아, 이혜정, 장순자의 릴레이 낭송이다.

 

매 오름 날개 펴서 백사장을 품었다

까치 무릇 까작까작 봄볕을 쪼아내는

춘분을 조금 넘어선 그 하늘이 나를 불러

 

채석장처럼 패인 가슴 첫사랑을 묻은 곳

무너진 가슴 한 켠 메아리쳐 불러 봐도

월동무 골다공증 같은 세월만 삐걱 일뿐

 

오분작 뚝배기 숨비소리 끓고 있는

당포 식당 숟가락에 얹어지는 내 그리움

돌아선 매 오름 자락이 노을로 타고 있다

 

-‘안부를 묻다전문, 송인영

 

모두의 마음에 평화가 깃들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전병규 국악단 가향 대표가 직접 작곡한 ‘제주바당 진혼곡’을 풀어놓는다. 소리꾼 현희순님의 반주와 어우러진 소금 연주가 애달프게 휘돌아든다.
모두의 마음에 평화가 깃들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전병규 국악단 가향 대표가 직접 작곡한 ‘제주바당 진혼곡’을 풀어놓는다. 소리꾼 현희순님의 반주와 어우러진 소금 연주가 애달프게 휘돌아든다.

얼마 전 6.25 기념일은 지났지만 그날의 참담한 상황을 떠올리며, 모두의 마음에 평화가 깃들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전병규 작곡의 제주바당 진혼곡을 풀어놓는다. 현희순님의 반주로 전병규님의 소금 연주가 애달프게 휘돌아든다.

 

초대 난장대표인 오승철 시인의 서귀포문학상 수상 기념 축하 무대로 ‘오키나와의 화살표’를 시놀이팀이 릴레이로 낭송한다.
초대 난장대표인 오승철 시인의 서귀포문학상 수상 기념 축하 무대로 ‘오키나와의 화살표’를 시놀이팀이 릴레이로 낭송한다.

초대 난장대표인 오승철 시인의 서귀포문학상 수상 기념 축하 무대로 오키나와의 화살표를 시놀이팀의 릴레이 낭송이다. 정작 장본인은 참석도 못한 자리인데 모두의 마음은 이미 오키나와의 화살표로 향한다.

 

일 년의 절반을 지나는 분기점, 새삼스레 심호흡을 해본다. 세월 앞에 장사 없듯, 필연인 듯 유년의 눈에 익던 장소를 더듬는다. 표선에 사시던 친가 이모할머니의 딸인 은자삼촌이 여고생이던 시절, 초등 저학년인 나와 단 둘이 동행한 텅 빈 백사장. 연필심 다듬는 도구로 쓰이던 갑오징어 뼈를 줍던 추억이 살풋 기웃댄다. 원형적 기억은 텅 빈 해수욕장의 모래톱의 수만큼이나 무시로 넘나든다.

물기 거둔 광활한 백사장에 깃든 온갖 미물, 제 집 보수공사로 퍼낸 둥근 성을 헤아리며 균형감각을 되찾는다.

 

사회-정민자

영상-김성수

사진-허영숙

음향-최현철

그림-홍진숙

시낭송-김정희와 시놀이

오카리나-이관홍

성악-황정수

소금-전병규

장구-현희순

-고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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