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拿北地海南天 한나북지해남천 한라산 북쪽 땅에 바다의 남쪽 하늘
天啓三聖此處緣 천계삼성차처연 삼성인이 이곳에 인연하여 세상을 열고/
古木長松低首穴 고목장송저수혈 고목과 장송도 혈단을 향해 머리 숙이니
穴壇靈址永延全 혈단영지영연전 신령스러운 혈단 터 온전하고 영원히 퍼지리/
■주요 어휘
▲漢拿(한나)=한라산을 의미. ▲漢=한수 한 ▲拿=붙잡을 나. 拏와 동자 ▲天啓(천계)=세상을 열다 ▲啓=열 계. 열릴 계 ▲緣=인연 연. 연고 연 ▲低=밑 저 ▲穴=구멍 혈. 굴 혈. 움집 혈 ▲壇=제단 단. 흙을 쌓아 올려 만든 단 ▲靈址(영지)=신령스러운 혈 터 ▲靈=신령 영 ▲址=터 지
▲永延(영연)=영원히 이어짐 ▲永=길 영. 퍼질 연 ▲延=이어질 연 ▲全=온전할 전. 가감 없이 본바탕 그대로
■해설
십 여 년 전 삼성사(三姓司) 유사(儒士)인 친구의 주선으로 십이월에 행해지는 건시대제(乾始大祭), 탐라문화제(耽羅文化祭) 등 삼성사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미력이나마 도움을 주고, 때에 따라서는 삼성사 내에서 숙식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혈단(穴壇) 주위를 정리하고 있을 때 해설사가 이곳을 지나는 관광객들에게 혈단 주위에 있는 나무도 혈처(穴處)를 향해 머리를 숙인다고 설명하는 것이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과연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이면의 다른 뜻도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여하튼 제주인은 누구나 삼성혈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제주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한 삼성혈을 후대에 온전히 보전하는 길이 내 고장을 위한 길이다. 문화유산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先”자 운(韻)을 빌어 미숙하지만 칠언절구로 한 수 지어보았다.
<해설 지산 이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