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터 2
묘터 2
  • 제주일보
  • 승인 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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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풍수지리는 땅의 모양을 눈으로 보고 파악한다. 옛날에야 천 리 길도 마다하지 않고 발품을 팔아 집안의 화평과 개인의 영달, 자손의 발복을 기원했지만 근래에 와서는 이루고 싶은 꿈이 현실이 되는 기적을 바라는 경우가 많다.

찾는 곳이 없으니 이쪽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이고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묏자리는 수맥을 피하면 좋고 누구라도 훌륭한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 전문가라면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해서 이거라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생나뭇가지를 꺾어 예측하는 이가 으뜸이다.

생명체는 본능이나 잠재의식이 있기에 물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죽은 나뭇가지로 기운을 감지하기도 하지만 극히 드문 사례다.

선산이거나 공동묘지 또는 수목장 납골당이어도 방법은 하나다. 근처에 있는 돌을 위아래로 들어보고 무게를 짐작한 다음(3~4차례) 미리 정한 장소나 그 주변을 이동해가면서 들어보면 확연히 가벼운 곳이 있다.

자신을 믿지 못하겠으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자. 특히 힘이 약한 여자나 아이가 적합하다. 불과 코 하나 사이에도 명당과 흉당이 정해져 있다.

우리 몸은 수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수맥이 좋지 않으면 아프거나 피곤하다. 집이나 사무실도 이런 영향이 있다. 똑같은 무게의 돌이 가볍게 들리는 것은 힘을 더해주는 기의 작용 때문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된 이의 급작스러운 제안은 부모님을 납골당에 모시고 있는데 이제서야 불효 같다며 묘터를 알아봐달라는 것이었다. 시신 없이 유골만 묻는 이장이었다. 금액에 상관없이 서둘러 달라는 태도가 선뜻 내키지 않았으나 일사천리로 일을 성사시키니 잔금도 치르기 전에 한마디 상의도 없이 가족끼리 이장을 끝냈단다.

충분히 짐작했지만 사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귀신과의 약속을 스스로 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문에 이름이 오르내리더니 잘못했다고 전화가 왔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지나친 이기심이 만든 나쁜 선례이다.

망우리 공동묘지를 없앤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이지만 미래를 위해서라도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장소는 전국 도처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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