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시장…지사…국회의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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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편집부국장

대한민국 대통령, 수도 서울특별시 시장,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국회의원, 변호사….

원희룡 지사가 도전했거나 현실로 만든 직함이다. 이 중에는 현재진행형인 꿈도 있다.

1~2년 후 원 지사의 명함은 무엇으로 채워질까?

내년 재·보궐선거(4월 7일),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3월 9일)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6월 1일)가 끝나면 궁금증도 자연스레 풀릴 것이다.

원 지사는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이명박·박근혜 후보 간 양강 구도 속에 3위로 경선을 완주했다. 2010년에는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했다. 당시 오세훈 시장에 맞설 단일 후보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국회의원에게 밀려나야 했다.

반면 각종 공직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본선에서는 50%가 넘는 득표율로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서울 양천구갑을 지역구로 한 국회의원선거에서는 2000년 16대를 시작으로 18대까지 3선에 이름을 올렸다.

제주도지사선거에서도 2014년 새누리당 소속으로 도청에 입성한 후 2018년 무소속으로 재선 고지를 밟았다.

원 지사의 최근 행보는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대선을 1년 8개월 앞둔 상황에서 ‘나홀로 선거전’에 나선 듯한 인상마저 풍기고 있다. 원 지사는 이를 의식한 듯 지난 14일 제주도청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다소 애매한 입장을 내놓았다.

대권 도전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기초적인 준비를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전을 정식으로 한다면 어떤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움직일지, 그것도 수많은 사람이 함께해야 하는 일이라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본선에 가게 되면 상황은 달라지지만 경선을 뛰면서 도지사직을 사직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중도 사퇴를 일축했다.

특히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약속은 유효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서울 출장이 잦은데다 중앙언론이나 자신의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지역 이슈보다는 문재인 정부·여당 공격에 거침없는 말을 내뱉고 있다.

도백의 본분보다 보수의 대표상품으로 각인시키려는 이미지 정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1990년대 중반 기자 생활을 시작한 필자는 21세기 꿈꾸는 제주 미래의 하나로 ‘제주 출신 대통령 탄생’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중앙 정치권과 떨어진 지리적 특성, 전국 1% 대의 인구 수 등을 고려할 때 불가능한 꿈일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 등으로 원 지사도 어쩌면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조급증 때문에 서두른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도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조직과 인력을 활용하는 상황에서 도민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도지사직을 일찍 내려놓고 대선 레이스나 다른 선거에 올인하는 게 마땅하다.

자칫 도지사 임기 말에 치러지는 2022년 대선을 준비하다 어려울 것 같으면 지방선거까지 나서 2년을 선거에만 몰입한다는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한다.

원 지사는 1992년 사법시험 수석 합격 수기에서 “행운이 여러 사람에게 찾아가는 데 있어서 자기 차례가 왔을 때 그것을 맞아들일 준비를 철저히 하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원 지사가 다가올 여러 선거를 앞두고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차례를 기다릴지 지켜볼 일이다.

갈라진 진영 논리를 떠나 시대정신, 도민과 국민 눈높이에 맞춘 행보를 보여주느냐 여부가 앞으로의 운명을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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