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땅 녹인 신의 선물…세 개의 화산 위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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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뉴질랜드 통가리로 국립공원
최초 유네스코 복합문화유산
나우르호에·루아페후·통가리로
세 개의 활화산으로 이뤄져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 명소
난이도 따라 5개 트레킹 코스
어퍼타마 호수 트랙 정상에서 하산을 시작하는 트레커.
어퍼타마 호수 트랙 정상에서 하산을 시작하는 트레커.

천혜의 대자연으로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는 곳이 뉴질랜드다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들이 남섬과 북섬 전역에 펼쳐 있다. 네팔과 함께 명실상부 트레킹 천국으로 불린다

뉴질랜드에는 모두 14개의 국립공원이 있다. 걷기 여행 측면에서 베스트 두 군데를 뽑으라면 남섬의 피오르드 국립공원과 북섬의 통가리로(Tongariro) 국립공원이다

남섬의 피요르드는 세계 최고의 밀퍼드 트랙으로 유명하고, 북섬의 통가리로는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일주일까지 다양한 트레킹 코스들이 골고루 포진돼 있다는 특징이 

있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은 나우루호에(Mt. Ngauruhoe), 루아페후(Mt. Ruapehu), 통가리로(Mt. Tongariro)라는 이름의 3개의 산으로 이뤄졌다. 세 개 모두 여전히 활화산이다. 언제 불을 뿜을지 모른다. 마오리족 원주민들 사이에선 화산에 얽힌 오래된 설화가 있다

옛날 옛적 남태평양 어느 조그만 섬에서 카누를 타고 온 마오리 족은 북섬에 내려 섬 한가운데인 통가리로 지역에 정착했다이 땅의 신을 노엽게 했는지 어느 날 강추위가 몰아쳤고 대지와 사람들이 얼음으로 얼어붙어버렸다. 마오리 신관이 고향의 신에게 이들을 녹일 수 있게 따뜻한 불을 보내 달라고 빌었다고향의 신으로부터 응답이 왔고 얼마 후 바다 밑 깊은 땅속으로부터 거대한 불이 건너왔다. 그와 함께 세 개의 얼음산에서 불기둥이 솟아 일었다. 비로소 대지는 다시 따뜻해졌다

이들 3개의 산은 1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옛날의 약속을 지켜 가끔씩 불을 솟아낸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은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아우르는, 세계 최초의 유네스코 복합문화유산 선정지이다. 뉴질랜드 최초의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거기에 영화 반지의 제왕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이 자랑하는 5개 트레킹 코스를 소개한다.

타라나키 폭포 전경 모습. 나우루호 산에서 녹아내린 빙하 물이 폭포로 흘러드는 물줄기와 만난다.
타라나키 폭포 전경 모습. 나우루호 산에서 녹아내린 빙하 물이 폭포로 흘러드는 물줄기와 만난다.

타라나키 폭포 트랙(Taranaki Falls Track) : 순환 6, 2~3시간 소요

초등학생도 함께 걸을 수 있을 만큼 편한 코스다. 타원을 이루는 남쪽 절반은 어퍼(Upper) 루트이고, 북쪽 절반은 로워(Lower) 루트이다. 낙차 20m의 타라나키 폭포를 만나는 로워 루트는 통가리로 노던 서킷 코스의 일부이고, 어퍼 루트는 루아페후 산 둘레길 일부 구간과 겹친다. 루아페후 산에서 녹아내린 빙하 물이 폭포로 흘러드는 물줄기와 같이한다가족 단위로 차를 몰고 놀러 왔을 때 잠깐 동안 트레킹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나우루호 산의 어퍼타마 호수에서 점프 포즈를 취한 트레커.
나우루호 산의 어퍼타마 호수에서 점프 포즈를 취한 트레커.

어퍼타마 호수 트랙(Upper Tama Lake Track) : 왕복 21, 하루 소요

공원 내 3개의 산 중 나우루호에 산(2291m)은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일본 후지산처럼 정삼각형으로 솟아오른 그 장엄한 외형 때문이다

모든 코스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은 공원 내 화카파파 방문객센터 주변이다. 센터에서 나우루호에 산과의 사이에는 로워와 어퍼 두 개의 호수가 있는데, 위쪽인 어퍼타마 호수(1455m)까지 올라갔다 돌아오는 코스다. 출발지인 방문객센터의 해발 1140m와 비교하면 고도차 300m를 조금 넘게 올라갔다 내려오는 수준이다

나우루호에 산을 바라보며 점점 가까이 다가가는 운치가 대단하다.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Tongariro Alpine Crossing) : 편도 19.4. 하루 소요 

통가리로 산(1967m) 중턱까지 올랐다가 반대편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망가테포포 주차장(Mangatepopo Car Park. 1100m)에서 출발해 레드 클레이터(1900m)까지 올랐다가 반대편 해발 800m까지 내려온다. 우리의 한라산 등반과 비슷한 난이도이다.

중턱인 소다 스프링스(Soda Springs)를 지나면 해발 1650m에 광활한 고원이 펼쳐진다. 이곳 사우스 클레이터에서 거대한 분화구인 정상까지 고도차 250m를 오르는 구간은 강풍과 경사 때문에 가장 험난하다.

하루 당일치기 트레킹으로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통가리로 노던 서킷(Tongariro Northern Circuit) : 순환 43. 3일 소요

공원 내 3개 산 중 가운데인 나우루호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다. 북쪽과 남쪽에 나란히 떨어져 서 있는 통가리로 산과 루아페후 산 사이를 통과하기도 한다. 화산 연기와 내음 속에서 활화산 능선을 오르고 내리는 것이다.

해발 1200m에서 1900m 정점까지 오르는 둘째 날이 가장 어렵지만 이후는 거의 내리막이다.

뉴질랜드의 9개 그레이트 웍스(Great Walks) 중 하나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경이로운 풍광을 선사한다.

이틀째 날 하루는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 코스의 전반부와 구간이 겹친다. 노선 상에 세 곳의 산장(Hut)이 있고 산장 근처엔 유료 캠프장도 있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의 루아페후 산 둘레길(Round the Mountain)을 한 바퀴 돌고 있는 트레커들.
통가리로 국립공원의 루아페후 산 둘레길(Round the Mountain)을 한 바퀴 돌고 있는 트레커들.

루아페후 산 둘레길(Round the Mountain) : 순환 66. 5일 소요 

통가리로 국립공원 내 3개의 활화산 중 루아페후 산(2797m)은 북섬의 최고봉이다. 북섬에서 유일하게 스키장이 있는 산이기도 하다. 그만큼 산세가 다양하다는 의미다.

이 산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순환코스로 정식 명칭은 라운드 더 마운틴 서클 트랙이다. 산 능선을 따라 초원과 빙하 계곡과 원시림을 걸으면서 마오리 족의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노선상에 6개의 숙박용 산장(hut)도 있지만 아무 곳이나 편하게 텐트를 치고 야영할 수도 있다.    

트레킹 코스의 선정

가족 단위로 서너 시간이라면 타라나키 폭포 트랙이 좋다. 하루 시간이라면 어퍼타마 호수 트랙이나 난도 높은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을 택하면 된다. 이틀 트레킹이라면 통가리로 노던서킷을 절반만 걷는 것도 좋다. 알파인 크로싱 코스의 베스트 구간까지 겹치기 때문이다

3~4일 이상의 시간이 있을 땐 통가리로 노던서킷과 루아페후 산 둘레길두 개의 라운드 코스 중 하나를 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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