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미래를 상상하라
제주의 미래를 상상하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오대혁, 시인·문화비평가/논설위원

서울환경영화제 특집으로 꾸민 JTBC 「방구석 1열」에서는 환경의 가치를 되새기는 영화를 소개했다. 올해 3월 국내에서 개봉된 「다크 워터스」(마크 러팔로)와 2013년에 나온 「프라미스드 랜드」(구스 반 산트 감독)가 그것이다. 나는 「방구석 1열」을 가이드 삼아 「다크 워터스」와 「프라미스드 랜드」를 시청했는데, 환경과 개발, 그리고 제주도를 생각하며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자본가들의 욕망은 천사의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 「다크 워터스」에서 세계적 기업인 ‘듀폰’ 사장은 말한다. “듀폰은 화학 발전을 위해 화학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위해 만듭니다. 모두가 편안한 삶을 행복하고 길게 누리도록.” 그런데 그들이 그런 허울을 쓰고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간 물질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탱크에 방수 코팅을 하는 데 썼던 화학물질 ‘PFOA’였다. 이 물질을 가져다 ‘C8’으로, 다시 프라이팬 코팅 물질 ‘테프론’으로 이름 세탁을 하고 제품들을 생산 판매했던 것이다.

‘로버트 빌럿’(마크 러팔로 분)은 단호하게 말한다. “‘해피 프라이팬’이 시한폭탄이란 걸 알았고, 그 이유도 정확히 알았죠. C8은 우리 안에 영원히 남으니까요. 인체에선 분해가 안 되죠. 이 모든 걸 알고도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이유는 그대로 인용하자면 ‘제품의 장기적인 가능성을 위해 위험을 감수한 것이다’라고 했어요.” ‘듀폰’은 40년간 C8이 독성 물질이란 걸 알고, 그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암에 걸리고, 기형아가 태어나고, 자연이 썩어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했던 것이다.(우리나라의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물론 그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과학자 또는 전문가, 법조인 등 국가체제를 떠받쳐야 할 기득권 세력들이 있어서였다. C8에 노출된 회사의 직원들을 수용체(receptors)라 하면서 과학자들이 찾은 것은 ‘현저히 높은 내분비성 알레르기 증상과 대사 장애’, 그리고 ‘간질병 진전의 초과 위험’이 있다는 정도였다. 과학자들은 그것이 환경에, 가축과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것을 사용해도 되는지 따위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 채 ‘듀폰’의 하청을 받아 밥벌이하는 데 급급했다. 문제가 터지면 자본가를 변호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짓누르는 법조인들은 뒤에 포진해 있었다.

영화 「프라미스드 랜드」는 ‘환경보존과 생존’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매우 흥미롭게 그려냈다. 주인공 ‘스티브(맷데이먼 분)’는 고향의 공장이 폐쇄되는 바람에 지역 전체가 죽어버렸던 기억을 가지고, ‘셰일가스’를 채취하는 기업을 위해 사람들을 설득한다. 해로운 석탄과 석유를 대체할 효율적인 무공해 자원이라며, 2조 달러의 가치, 수십억의 세수를 거둘 수 있는 꿈의 자원이 ‘셰일가스’라면서. 하지만 ‘셰일가스’를 채취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압파쇄법’은 엄청난 양의 물을 요구하고, 화학첨가물로 인한 오염을 불러온다. 농토나 수질이 오염되고, 가축들도 죽는다. (중국의 쓰촨성 지진도 그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되어 중국은 셰일가스 채굴을 멈췄다.) 결국 사람들은 눈앞의 돈을 위해 환경을 버리지는 않는다.

제주도가 처한 위기도 두 영화가 보여주는 구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가면을 쓴 자본가들, 그들과의 공모가 의심되는 토건세력과 개발론자들, 그리고 제주의 미래를 상상하지 못하고 조삼모사의 길을 걷는 사람들. 그들에게 맷데이먼의 말을 옮긴다. “우리가 사는 현재와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 환경을 빼고 생각할 순 없어요. 그건 우리만의 것이 아니니까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오~ 2020-07-29 04:20:14
오대혁씨
우리나라 국력이 이정도 되니까
그런 배부른 소리합니다
일본 중국이 우리나라 망하는꼴
보고 싶어서 환장하고 있습니다
돈 없으면 개인이나
국가나 비참합니다
시인이면
윤동주 시인을 보세요
가난하면 비참한지. 알지요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