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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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악어의 눈물’은 거짓 눈물을 의미한다.

이집트 나일강에 사는 악어가 사람을 보면 잡아먹고 난 뒤에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는 전설에서 유래됐다. 악어가 먹잇감을 잡아먹을 때 눈물을 흘리는데 마치 잡아먹히는 동물이 불쌍해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이는 데서 비롯됐다.

셰익스피어가 그의 여러 작품에서 잔인한 악어가 먹잇감을 애도하며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행위를 악어의 눈물을 묘사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흔히 위선적인 정치인의 눈물도 악어의 눈물로 비유한다.

▲지난 27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뒤늦게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악어의 눈물’이라고 비난하고 “이제 와서 울먹이느냐”며 “역겹다”고 질타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남 최고위원에 대해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오히려 가해자 편에 섰다”고 힐난했다. 그는 또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바꿔 부르자고 제안한 것이 당신 아니었느냐”며 “그로 인해 피해자는 문팬들의 2차 가해에 시달려야 했고 아직도 시달리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남 최고위원은 박원순 계(系)로 분류되는 대표적 인사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역임하는 등 대표적 여성운동가로 활동해 왔고, 더불어민주당 젠더폭력근절대책특별위원장을 맡고 있어 그의 처신에 관심이 쏠려왔다.

남 최고위원은 또 박 전 시장의 실종 당일인 9일 박 전 시장과 통화한 사실이 밝혀지고,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가 남 최고위원의 보좌관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 전 시장 피소사실 유출 의혹을 받기도 했다.

남 최고위원은 “피소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오랜 침묵 끝에 박 전 시장 사망 후 18일 만에야 “통절히 반성한다”며 “너무나 참담한 마음과 죄책감이 엉켜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양해해달라”고 사과하며 울먹인 것이다.

▲남 최고위원의 통렬한 반성과 눈물이 ‘악어의 눈물’로 전락할지 아닐지는 앞으로 그의 행보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내 편에겐 관대하고 네 편에겐 가혹한 ‘이중 잣대’를 들이대지 말고 스스로에게 엄격할 때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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