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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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전 세계 법원이나 광장에서 한 손에는 저울을,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천으로 눈을 가린 채 서 있는 정의의 여신상을 볼 수 있다.

이 여신상은 그리스 신화 속 정의의 여신 디케(Dike)’, 로마 신화의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Justitia)’를 상징한다. ‘정의를 뜻하는 영어 ‘Justice’도 유스티티아에서 유래됐을 정도니 정의의 여신상을 세운 것은 법과 정의를 수호하겠다는 강한 의지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과 칼은 공명정대하고 엄격하게 법을 집행하겠다는 것을 뜻하고, 눈을 가린 것은 선입견이나 주관적 편견없이 공평하게 심판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대법원에도 1995년 정의의 여신상이 세워져 있다. 흔히 유럽에서 볼 수 있는 정의의 여신상과는 약간 다른 형상을 하고 있다.

오른손에 저울을 들고 있지만 왼손에는 칼 대신 법전을 들고 있고 눈도 가리지 않았다.

눈을 가리지 않고 칼 대신 법전을 든 것은 당사자의 사정을 세세히 살피고 공정하게 판단을 하다가 부족하면 법전을 펼쳐서 공부해서 정확한 판결을 내리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한복을 입은 모습도 남다른데 한국적 정의의 여신상을 구현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초의 정의의 여신 디케도 눈을 가리지 않았다. 디케는 신이었기 때문에 눈을 가릴 필요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유럽에서 정의의 여신 조각상의 눈을 가리기 시작한 것은 15세기 후반부터라는 말도 있다.

정의의 여신상의 눈을 가렸는지 안 가렸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한 것은 법 집행의 공정성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 실현된다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또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시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총장은 절차적 정의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쓴 독재와 전체주의 배격도 주문했다. 그의 말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법집행,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은 전 국민이 바라는 것 아닌가. 그리스·로마 신화 속 정의의 여신의 존재 이유를 제대로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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