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 무덤’ 된 제주 해안…왜?
‘광어 무덤’ 된 제주 해안…왜?
  • 진유한 기자
  • 승인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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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좌 행원육상양식단지 침전조에 죽은 넙치 무더기 방치
사체 썩고 수면 위로 사료 찌꺼기 올라오면서 심한 악취
주민들 “양식장에서 고의로 방류”…단지 측 “사실 아냐”
5일 행원육상양식단지에서 운영하는 침전조가 있는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앞 바다.
5일 행원육상양식단지에서 운영하는 침전조가 있는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앞 바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한 해안가 일대 경관지구에 죽은 넙치(광어)가 무더기로 방치되고 있다.

방치된 곳은 행원육상양식단지 앞 바다와 연결된 침전조로, 5일 오전 현장을 살펴본 결과 곳곳에는 수십 마리의 광어가 병이 들거나, 죽어 있었다.

광어 사체가 썩고, 침전조 수면 위로 사료 찌꺼기가 떠오르면서 심한 악취까지 났다.

침전조 위는 산책로와 정자가 설치되는 등 공원 형태로 조성됐는데, 이처럼 여러 마리의 광어가 폐사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악취마저 발생하면서 경관지구 조성 취지가 무색했다.

주민 A(54)단지 내 일부 양식장에서 성장이 더디거나, 몸에 상처를 입어 상품 가치가 없는 광어를 살처분 대신 바다로 흘려보낸다는 소문이 있다평소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인 데다, 장기간 방치로 바다 오염이 우려되는 만큼 신속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시에 따르면 행원육상양식단지에는 양식장 27개 업체가 모여 있고, 모든 업체가 함께 취수관과 배수관을 사용한다.

제주시는 양식장 수조 청소 중 배수관으로 들어간 광어가 침전조로 나오는 과정에서 마찰에 따른 상처가 생기거나, 낚시꾼들의 낚시고리에 다쳐 죽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주시는 또 일부 양식장에서 상품 가치가 떨어진 광어를 고의로 방류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5일 행원육상양식단지 앞 바다에 죽어 있는 광어
5일 행원육상양식단지 앞 바다에 죽어 있는 광어
5일 행원육상양식단지 앞 바다에 죽어 있는 광어
5일 행원육상양식단지 앞 바다에 죽어 있는 광어

공유수면에 오염물질을 버리거나, 흘러가게 하는 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하지만, 취수관과 배수관을 업체가 공동으로 사용해 어느 업체에서 광어를 무단 방류했는지 특정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보통 무단 방류를 아침 일찍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새벽시간대 불시 점검하는 등 집중 단속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이곳 상황이 일부 개인 유튜버를 통해 퍼지면서 어느 정도 회복됐던 제주 광어 이미지가 다시 추락하지는 않을지도 걱정이라며 몇몇 낚시객이 이곳에서 잡은 광어를 식당에 판매한다는 소문도 있는데, 거짓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행원육상양식단지 측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명주 행원육상양식단지협의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취수관이 20년이 넘다 보니 해조류나 모래 등이 많이 유입되면서 정화 역할을 하는 양식장 시설에 쌓이는데, 근로자들이 시설 청소 때 쌓인 해조류 등을 일일이 제거하지 않고 시설을 아예 뽑아버리고 있다이 때문에 시설물이 고정됐던 자리로 병든 광어는 물론 품질 좋은 광어까지 빨려들어가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강 협의회장은 또 침전조가 있는 이곳 해상은 낚시 금지구역인데도 계속 낚시객들이 찾아와 광어를 잡고 있다이때 낚시고리에 광어가 상처를 입는데, 작은 개체들은 다시 바다에 던져지면서 폐사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5일 행원육상양식단지 앞 바다에 낚시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5일 행원육상양식단지 앞 바다에 낚시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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