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과 향수, 원도심의 뿌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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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관덕정(下)
제주 원도심서 가장 빛을 발하는 공간은 보물 322호인 관덕정
도심 안 현대적인 건물 사이에서 목 관아의 고풍스러운 아우라

 

지금은 도심에서 밀려났지만 원도심이 지닌 감성은 우리를 추억에 젖게 한다. 바람난장 식구들은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관덕정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다.
지금은 도심에서 밀려났지만 원도심이 지닌 감성은 우리를 추억에 젖게 한다. 바람난장 식구들은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관덕정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다.

도시의 중심은 언제든 변한다. 경제개발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시대의 트렌드로 인해 골목 상권이 바뀌기도 한다. 그 중심에는 젊은 층이 있다. 주로 대학가라고 부르는 곳에는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가게들이 즐비하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젊은이들의 중심지는 지금의 중앙로라고 불리는 원도심이다. 하지만 이제 제주의 중심은 대단지 아파트와 시청 부근으로 바뀌었다. 삼도동 일대가 원도심이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심에서 밀려났지만 여전히 원도심이 가지고 있는 향수와 매혹이 있다. 무조건 요즘의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본래의 아름다움을 살리면서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제주의 원도심에서 가장 그 빛을 발하는 공간은 보물 제322호로 지정된 관덕정이다. 현대적인 건물 사이에서 옛 목 관아가 풍기는 아우라는 고풍스러우면서 미학적이기까지 하다.
제주의 원도심에서 가장 그 빛을 발하는 공간은 보물 제322호로 지정된 관덕정이다. 현대적인 건물 사이에서 옛 목 관아가 풍기는 아우라는 고풍스러우면서 미학적이기까지 하다.

제주의 원도심에서 가장 그 빛을 발하는 공간은 보물 제322호로 지정된 관덕정이다. 도심 안의 현대적인 건물 사이에서 옛 목 관아가 풍기는 아우라는 고풍스러우면서 미학적이기까지 하다. 우리는 그곳을 지나칠 때마다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역사의 한 장면들을 떠올리곤 한다. 기억은 그렇게 시·공간을 통해 각인되는 순간들을 통해 존재를 확인시킨다. 어쩌면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를 이곳에 머물게 하는 데에는 어떤 이유와 목적이 있을 것이다. 무엇을 좇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시간은 아닐까.

관덕정은 조선 세종 때인 1448년 안무사 신숙청(辛淑晴)이 병사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세운 제주도의 대표적인 건물로 제주목 관아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정면 5칸 측면 4칸에 팔작지붕으로 지어진 단층 목조 건축물이다. 건립 이후 일제강점기 때 지붕처마가 2척 정도 잘려 변형되었으나 2006년 보수를 통해 원래 모습을 다시 찾았다. ‘관덕’이라는 명칭은 ‘활을 쏘는 것은 높고 훌륭한 덕을 쌓는 것이다. (射者所以 觀盛徳也)라는 예기(禮記)’의 내용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인의예지신을 중요시했던 옛 선조들의 마음가짐이 여전히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관덕정을 배경으로 김정희와 시놀이(이정아, 이혜정, 장순자)팀에서 불콰한 저녁노을의 실루엣을 펼친다.
관덕정을 배경으로 김정희와 시놀이(이정아, 이혜정, 장순자)팀에서 불콰한 저녁노을의 실루엣을 펼친다.

옛 마음은 가끔씩 술잔을 기울이게 하는 저녁으로 남아 있기도 해서 시를 읊지 않을 수 없다. 김정희와 시놀이(이정아, 이혜정, 장순자)팀에서 불콰한 저녁노을의 실루엣을 펼친다.

석양의
실루엣 속으로 불새가 날아왔다
삼십 년 된 친구와 밤새 나누는
수다처럼
자잘한
물결이 깔린 삼양동 방파제

턱을 괸
저녁노을 저 먼저 집으로 가고
날개 접은 등 뒤로 오랜만에
별이 뜬다
스무 살
거기 두고 온 우리들 눈빛 같은

살아온 날들 쪽으로 술잔이 기울었다

바다와 하늘 사이
수평선과 집어등 사이
흐르는
시간의 틈에서 술 한 잔을 나누고

젊음은 어느 별에서
현재형으로 반짝일까
더 깊게
드리워지는 기억의 바닷속으로

잘려진
동영상처럼
별이 내리고 있었다
-김연미, ‘살아온 날들 쪽으로 술잔이 기울었다’ 전문

‘스무 살/거기 두고 온 우리들 눈빛 같은’ 시간이 섬 곳곳에 스며있다. 날마다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추억을 쏟아보면 다 다른 이야기다. 그래서 삶은 살아봄직하고 살만하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의 틈에서 술 한 잔을 나누’며 또 그렇게 ‘현재형으로 반짝’거리며 ‘살아온 날들 쪽으로’ 어깨를 기대면 희망이 반짝거리기도 한다. 

어느 틈엔가 옛 추억을 불러들이는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오네이릭랜드가 들려주는 이문세의 ‘옛사랑’이다.
어느 틈엔가 옛 추억을 불러들이는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오네이릭랜드가 들려주는 이문세의 ‘옛사랑’이다.

어느 틈엔가 옛 추억을 불러들이는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오네이릭랜드가 들려주는 이문세의 ‘옛사랑’이다. 지나간 시간은 어디서 응축되어 회상의 물결을 만들어내는지. 슬프고 아름다운 그리움이 음율 사이로 끼어든다. 이어지는 노래 ‘Past Present Future’를 들으며 결국 행복은 내 마음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시간은 흐르고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내 마음의 별빛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행복은 당신의 서랍에 차곡차곡 쌓여 갈 것이다.

*다음 바람난장은 8일 오후 7시 제주시 외도 알작지 해변에서 진행됩니다.

사회 정민자
강연 - 강문규
음악 황경수(노래)
     오네이릭랜드(노래)
시낭송 김정희와 시놀이(이정아, 이혜정, 장순자)
그림 홍진숙
사진 허영숙
영상 김성수
음향 최현철
글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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