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 잘못하면 영정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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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

자기가 자기 모습을 직접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는 것을 흔히 셀카라고 한다. 영어의 정확한 표현은 셀피(selfie)라고 한다.

셀피는 자화상을 뜻하는 ‘Self-Potrait’의 줄임말로 최초의 셀피는 1893년 사진가 로버트 코넬료(Robert Conelius)가 스스로 자신을 찍어 은판 사진으로 인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셀카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것은 2000년 이후부터다.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 등이 등장해 사진 촬영이 쉬워지고,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SNS 등에 자기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이 늘었다.

최근 젊은 층의 셀카는 자신의 소중한 추억과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서가 아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유명 먹거리 식당에 가보면 젊은 고객들이 음식점 간판 앞에서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찍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맛있게 먹기보다는 음식 앞에 앉아 있는 자신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인터넷 등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음식점에 자신도 왔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식사는 뒷전이다.

SNS상에 남들보다 더 멋있는 사진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촬영하다 목숨을 잃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15년 한 IT전문매체에 따르면 그 해 전 세계에서 셀카를 찍다가 사망한 사람이 최소 12명으로, 상어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8명보다 많았다고 한다. 셀카가 사람에게 있어 상어보다 더 치명적인 셈이다.

러시아 정부에서는 “SNS에서 좋아요 1000만건도 당신의 생명만큼 값지지 않다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인도 뉴델리 공립의대 소속 연구원들이 2011년부터 6년 동안 셀카 관련 보도를 집계한 결과 셀카를 찍다가 사망한 사람은 259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왔다.

죽음에까지 이르지 않았지만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지난달 멕시코의 한 생태공원에서 야생곰이 두 발로 서서 산책하던 여성에게 다가와 냄새를 맡았다. 이 여성은 달아나기보다는 자신과 곰을 촬영해 공개했다. 멋진 인생샷을 남기려다 영정사진이 될 뻔한 무모한 행동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처럼 셀카로 인한 사고 위험이 높아지자 미국과 호주 등 각국에서는 셀카 사고가 끊이지 않는 공원이나 높은 바위 등 인생샷 인기 장소에 경고표지판을 내걸고, 출입 차단을 위한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사고 방지에 나서고 있다.

제주에서도 서귀포시 갯깍주상절리대와 그 해식동굴이 인생샷 명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낙석 사고의 위험 때문에 2010년부터 출입이 통제돼 폐쇄됐다. 그럼에도 SNS를 통해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명소’, ‘영원히 기억에 남을 인생샷 장소로 알려지면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귀포시는 사고 예방을 위해 진입 금지 안내문을 설치하고 기존 펜스를 높이고, 철조망까지 쳤지만 SNS에 올릴 멋진 인생샷을 찍기 위한 일부 극성스런 관광객들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자신의 머리 위로 언제 바윗덩어리가 떨어질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며 개울을 건너고 펜스와 철조망을 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위험한 셀카를 찍는 이유는 허세와 자아도취 때문이라고 한다.

셀카는 자기애(自己愛)의 표현이라고 한다. 자기애가 지나치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다 보니 허세로 흐르면서 남에게 보여 줄 사진 한 장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는 어리석은 행동을 해서는 안 되겠다.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이 가장 아름답고 멋진 사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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