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생이 모자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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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운(시인·수필가)

이 해초 먹어도 될까요?”

괜찮을 겁니다. 바다에서 나는 해초들은 거의 독이 없으니까요. 한번 먹어 봅시다.”

나는 얼마 전에 바닷가에 널부러져 있는 해초를 조금 주워왔다. 내 생각에는 우리 제주도에서 많이 먹는 몸, 즉 참모자반이라고 생각했었다.

몇 주 전에 그 곳을 지나다가 해녀 한 분이 바닷가에 쓸려 온 참모자반을 트럭에 옮겨 실으면서 한 웅큼 쥐어주었다. 솜씨 좋은 집사람이 조리했는데 짭조름하고 부드러우면서 설겅설겅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주워온 해초를 보더니 집 사람이 이 것은 참모자반처럼 생겼지만 식용 모자반이 아니라고 했다. 모자반은 큰 공기 주머니들이 많이 달려있는데, 이 해초는 모양은 모자반이지만 공기주머니가 작아서 거의 보이지 않았다. 조금 뜯어 생으로 맛을 보니 독성이 없어 보여서, 집사람이 다듬고 삶아 무쳐 저녁 식탁에 올렸다

먹어 보니 참모자반 보다 더 부드럽고 식감도 좋아 보였다. 과연 이 해초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괭생이 모자반이었다. 해마다 6월이 되면 중국 쪽에서 제주도 해안으로 몰려오는 바로 그 문제의 해초였다. 맛있게 먹었던 일이 조금 걱정됐다. 혹시 탈이 나면 어떨까 하고. 그러나 날이 새도 몸이 편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 그래서 남은 것을 다시 조리해 맛있게 먹었다

제주에서 뜸북이라고 불리는 괭생이 모자반은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해안지방으로 밀려오면 거두어 말린 뒤 밭에 거름으로 많이 이용했었다. 지금은 어선 항해, 조업 등에 지장을 초래하고 해안가 경관을 훼손하여 골칫거리가 되었다. 이 모자반은 중국 동해안에서 자란 뒤 해류를 타고 동쪽으로 이동한다. 많을 때는 2만 톤 가까이 서해와 제주도로 유입되었다. , 미역 등과는 달리 공기주머니인 기낭이 있어 파도 등에 의해 암반에서 떨어지면 해류를 따라 서식지로부터 수백 km 떨어진 곳까지 이동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에 해양수산부는 괭생이모자반에 비용종 축농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능이 있음을 발견하고, 특허 출원을 마쳤다고 밝혔다. 괭생이 모자반에 함유되어 있는 성분은 후코이단 지방분해 효과, 항산화 효능이 있지만 아직까지 활성화는 되지 않았었다

연구진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괭생이 모자반을 우뭇가사리와 같은 해조류여서 식용으로, 수퍼 푸드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며칠 후 다시 바닷가로 나갔더니 여러 대의 트럭과 포크레인, 그리고 십여 명의 봉사자들이 괭이 모자반을 제거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하루 빨리 으뜸 식품, 효자 의약품으로 탄생할 괭이 모자반을 꿈꾸며 다시 백사장 너머 오솔길로 발길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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