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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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마지노선은 더는 허용할 수 없는 마지막 한계선을 일컫는다. 프랑스가 독일과의 전쟁에 대비해 10(1927~1936)에 걸쳐 프랑스-독일 국경지대에 설치한 대형 요새에서 유래됐다. 당시 이 건설 계획을 제안한 프랑스의 육군장관 앙드레 마지노선(Andre Maginot)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1차 세계대전 때 독일에게 자국 영토를 유린당하는 치욕을 맛본 프랑스로선 튼튼한 방호벽만이 아군을 지키고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굳게 믿었다.

프랑스는 총연장 350나 되는 난공불락의 장벽을 구축하고 완벽한 방어막이라고 자부했다. 다중 철조망과 대전차호, 각종 포대와 기관총 진지, 지하 벙커, 탄약고, 식량창고, 내부 철도망 등 당시의 축성기술을 총동원했다.

하지만 19402차 대전이 발발하자 독일은 프랑스 침공 33일 만에 수도 파리를 점령했다. 전차부대로 독일, 프랑스, 벨기에 3국의 국경선이 있는 아르덴(Ardennes) 지역을 돌파해 프랑스로 진격했다. 우회 전략을 써 마지노선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프랑스 패배의 원인은 무기나 물자가 아니라 사람에 있었다. 당시 프랑스는 유럽 최강의 육군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독일보다 더 성능이 좋은 전차도 많이 갖고 있었다. 당시 프랑스의 드골 장군은 독일 전차부대의 기습 공격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항할 10만 병력의 기갑부대 창설을 주장했다. 하지만 프랑스군 총사령부에 의해 정신 나간 주장으로 치부됐다. 그들은 마지노선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겼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마지노선을 구축했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행사 등은 금지된다.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등 고위험업소는 엄격한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것이 마지노선으로 이름값을 제대로 하려면 모두가 공공의 의무라고 생각해 귀찮고 불편해도 준수해야 한다. 여기서 무너지면 3단계로 갈 수밖에 없다. 그때는 경험하지 못한 희생과 노력을 각오해야 한다. 10인 이상 행사와 모임 금지 로 일상생활이 거의 멈추게 된다.

방어선이 튼튼하다고 너무 믿으면 느슨해지기 쉽다. 코로나19가 호시탐탐 노리는 것도 이 점이다. 조금 방심하고 경계를 늦추자 활개 치고 있다. 정치권은 네 탓 공방에 열중이다. 그래서 코로나 마지노선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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