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그리고 필연
악연 그리고 필연
  • 제주일보
  • 승인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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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살아가면서 어느 순간 운명같은 만남이 있다.

다른 일정이 부득이하게 취소되어 집으로 가는 길이라던가 못내 아쉬워서 친구를 만나 밀린 회포를 풀고 있을 즈음 스쳐가는 강렬한 느낌은 머리가 아닌 잠재적 본능이다.

용기있는 행동으로 다가가 솔직한 감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서로가 본듯한 모습이기도 하고 우리라는 공통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보통은 그냥 넘어가기 십상이지만 이 또한 수순이고 약속이다.

돌아와 생각해보면 괜한짓을 했나 후회도 들지만 사춘기 감성으로 허전한 가슴에 설렘을 채워주기도 한다.

가내 수공업을 하시는 분이 급작스럽게 내림굿을 받아 무당이 되었단다.

인사라도 드릴겸 굳이 오라해서 찾아가니 공장한편 작은 신당을 꾸며놓았다.

낮에는 본업에 충실하고 새벽에 일어나 기도를 하는데 아직은 손님을 받을 수준은 아니란다.

간섭보다는 잘했다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간의 삶이 기구했단다. 두번의 결혼 생활을 했는데 모두 사별을 했단다.

첫번째는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한결같은 정성과 구애로 허락을 했는데 그후로는 불행이 시작이었단다.

제조업를 운영하던 시아버지와 갈등으로 편하지 않았는데 술에 취한상태에서 열차사고로 유언조차 못남기고 돌아가셨단다.

그 후 남편과 시동생이 사업을 이어 받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망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빚까지 남긴상태에서 하루를 힘들게 살다가 뇌출혈로 병원에 있다는 연락을 받았고, 그게 끝이란다.

슬퍼할 새도 없이 갖은 고생 끝에 안정을 찾아갈 때 비숫한 처지에 동병상련 아픔이 있는 이를 만나 혼인 신고만 한채 동거를 했는데 달콤함은 잠시 정 붙이고 살 때쯤 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단다.

그리고도 유혹이 끊이지 않아 혹시 하는 기대로 곁을 내어주면 영락없이 사고가 났단다.

부도가 나서 야반도주를 하는 통에 돈을 떼이기도 하고 없다던 부인이 찾아와 동네 망신을 당하기도 했단다.

알고 지내던 무당에게 하소연을 했더니 남자를 파탄으로 몰고 가는 팔자라 결혼 자체를 안 했어야 하는데 이 또한 책임이니 무당이 되어 업보를 씻어야 한다 해서 여기까지 왔단다.

뭔가 간절한 눈빛이 마음이 흔들렸지만 이 또한 과정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인연 진짜 짝을 만나 과거와 이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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