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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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순, 문학박사/논설위원

이달 초 김포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가능하다면 피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이미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관광객 제주 방문율도 예년을 웃돌고 있다니, 절로 걱정이 됐다. 무엇보다 비행기에서의 감염이 가장 신경 쓰였다.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을 챙기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는 차원(이동 중 확진자와 접촉 발생)에서 자차를 운전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차를 세우고 공항 내부로 진입하면서 만난 것은 반대 방향에서 걸어오는 긴 행렬의 관광객들이었다. 코로나 이전 공항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공항 내부도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수속을 마치고 기내로 들어가 좌석에 착석했다. 얼추 눈대중으로 살펴본바, 빈자리 하나 없이 꽉 차 있었다. 빼곡히, 말 그대로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었다.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그중에는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도 있고,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미세입자를 통한 감염의 우려가 있는 에어컨은, 당연히 켜져 있었다. 이 폐쇄된 공간에서 에어컨 바람은 쉼 없이 순환되고, 좁은 통로를 사람과 부딪치지 않고 이동하려면 좌석의 일부분을 손으로 잡기도 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 조치는 없었다. 그 흔한 손소독제 하나 없었다. 저비용항공사도, 대형항공사도 마찬가지였다. 공항 내 방역 조치는 또 어떤가? 달랑 열감지기 하나 눈에 띄었다.

만약의 경우에 이 비행기 안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있다면 나를 포함한 승객들은 감염으로부터 과연 안전할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감염자가 1명이라도 이 비행기 안에 있다면 전파가 될까? 안 될까? 코로나19 확진 7개월여 동안 학습된 상식선에서 볼 때, 당연히 전파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비행시간 1시간이 더없이 길게만 느껴졌고, 공항 내 인파 속을 스쳐 지나면서 걱정도 됐다. 좀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이는데, 이 정도의 방역, 사회적 거리두기로 괜찮은가? 마스크 한 장에 의존해도 되는 걸까? 그저 기우이길 바라보지만, 이런 느슨한 틈을 타고 금방이라도 문제가 툭 튀어나올 것 같은 위기감을 느꼈다.

며칠 만에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9일자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83명을 기록했다. 367명을 기록한 지난 38일 이후 5개월여 만에 가장 많은 숫자다.

최근 잠깐 방심하는 사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회·재래시장·학교·사무실·커피숍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감염자가 전방위로 나오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는 감염력이 높고 전파 속도가 빠르다고 한다. 따라서 감염 경로를 모르는 환자가 13%를 넘어 방역에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19일 수도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시행했다. 클럽, pc, 뷔페 등 고위험시설의 운영 중단 즉, 사적·공적 집합·모임·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이다. 한 발짝 늦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차후의 일이다. 지금은 전국적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쏟아야 할 때다. 정부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병실과 의료장비 확보, 확산 방지에 필요한 규제 등을 해야 함은 물론이며, 우리 국민은 성숙한 국민의식을 발휘하여 또 한 번 저력을 보여야 할 때다. 나부터 마스크 착용 등 개인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함으로써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들 공동체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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