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수석대변인의 자아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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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을 지냈던 강훈석 의원이 지난달 30일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성의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 당의 주장이 곧 유권자의 뜻이라고 예단하고 싸운 날이 많았다”고 반성하고 “고백하건대 상대 당과 대척점에 있는 당의 입장에 서서 언론을 설득하려 애쓸 때 이것이 과연 다수 국민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일까 번뇌했던 시간이 적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아쉬움과 반성은 남은 의정활동에서 좀 더 성숙한 언어와 정책으로 담아가겠다”며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던 6개월간의 수석대변인 활동을 정리했다.

▲강 의원의 자아성찰을 마주하며 공자 말씀을 떠올려 본다.

“군자는 보편의 관점에 서지 당파성을 지니지 않는다. 반면 소인은 당파성을 지니지 보편의 관점에 서지 않는다(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군자주이불비 소인비이불주).” 군자는 내 편 네 편을 가리지 않고 원칙과 상식, 공정과 정의를 중시하지만 소인은 오로지 내 편인가 아닌가를 따져 모든 것을 재단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강 의원이 자기반성처럼 소속 당의 주장이 곧 유권자의 뜻이라고 예단하고 싸우는 것은 소인의 행동이지 군자의 태도가 아니다. 반면 당의 입장에서 언론을 설득하려 애쓸 때 과연 국민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일까 번뇌했던 시간이 적지 않았다는 것은 군자로서의 몸가짐을 갖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중국 송나라 최고의 시인 소동파(蘇東坡)는 중국의 명산 ‘여산(廬山)’을 십여 일간 유람하고도 여산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제서림벽(題西林壁)’이라는 시를 남긴다.

‘가로로 보면 고개 세로로 보면 봉우리, 원근고저에 따라 모습이 제각각일세(橫看成嶺側成峰 遠近高低各不同·횡간성령측성봉 원근고저각부동), 여산의 참모습을 알지 못하는 건 단지 이 몸이 산 속에 있기 때문이네(不識廬山眞面目 只緣身在此山中·불식여산진면목 지연신재차산중).’ 이 시는 어떠한 대상의 진정한 가치를 알려면 좁고 편협한 관점에서 벗어나 다양하면서도 넓은 시각에서 전체적인 모습을 봐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먼지처럼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는 진인(塵人) 조은산이 올린 ‘시무(時務) 7조 상소문’이 세간의 화제다. 2일까지 41만명 이상이 동의했을 정도다.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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