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거짓, 그리고 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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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구, 시인·수필가·前 애월문학회장

인간의 삶이란 결국 진리와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다. 성공한 삶, 행복한 삶이란 진짜 내가 누구인지를 좀 더 일찍 깨닫고 내 안의 거짓을 가려내고 진실된 삶을 살아가려는 지난한 노력의 과정이 아닐까 한다. 한 사회가 행복한 사회, 좋은 사회가 되려면 결국 거짓을 물리치고 제대로 된 진실과 진리를 추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때 가능할 것이다. 진실 추구 능력이 부족할 때 사회는 부패로 빠져들고, 잘못된 정파적 믿음들만 난무하여 분열되기 십상이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아들 문제가 정파로 분열되어 있다. 대한민국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진실 추구의 가치를 공유하고 진실과 거짓, 잘못된 믿음을 가려내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가 거짓을 멀리하고 진실을 추구한다는 구성원 간의 신뢰 자산이 없이는 진정한 선진국형 경제 성장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의 탈영 여부를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이 추 장관 보좌관과 통화했다는 부대 관계자 진술을 받고도 참고인 조서에서 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처럼 중요한 문제를 수사관이나 검사가 결정했을 리 없다. 누군가 이 보고를 받고 덮으라고 지시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검사는 얼어 죽을지언정 곁불을 쬐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올곧은 결기로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할 수가 있다. 이웃 일본의 검찰을 보아라. 살아 있는 권력의 상징인 수상까지 철저하게 수사한다. 대한민국의 검찰은 이미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검찰 스스로 자초했다. 한마디로 경찰과 검찰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김대중 정부의 구호였다.

닉슨 대통령을 사임케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의 핵심은 불법도청 그 자체보다는 대통령의 거짓말이었다. 추미애 장관 아들의 탈영과 황제복무가 문제가 아니라 추미애 장관이 거짓말을 하고 수사를 방해하거나 외압으로 수사를 왜곡시켰다면 큰 문제이다. 사실이라면 대통령도 장관의 거취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법치는 머리가 좋을수록, 지식 수준이 높을수록, 돈이 많을수록,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교묘하게 그물을 빠져나간다. 중국 상나라의 상앙은 법치에 대한 백성의 신뢰를 얻기 위해 사용한 ‘이목지신(移木之信)’ 고사는 오늘에도 큰 가르침을 준다. 또한 제갈량의 말을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법 준수는 힘 있고 가진 자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는 먼저 강한 자부터 다스려야(先理强 後理弱)한다. 법 앞에 예외 없음을 말해준다. 위정자와 고위공직자의 거짓을 단호하게 척결하지 못하는 사회는 불행해진다.

어느 국가 사회도 구성원들의 준법정신이나 법질서 확립 없이는 수많은 사회적 갈등과 불만을 해소할 수 없고, 결국 국민의 삶이 위협받게 된다. 언제부턴가 일부 지도층·권력층이 거짓과 위선으로 법을 왜곡하고 훼손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고 있다. 최고의 수준의 덕목을 갖춰야 하는 사람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는커녕 개인의 영달을 위해 위법행위는 아니라고 뻔뻔스럽게 항변하기도 한다. 그리고 검사의 직분을 망각하고 젯밥에만 관심이 많은 검찰의 책임이 너무 크다. 조선시대 사헌부 관리는 자부심 하나로 올곧고 청렴결백했다. 그래서 백성으로부터 추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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