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적 건강관리
예방적 건강관리
  • 제주일보
  • 승인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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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조, 제주숲치유연구센터 대표·산림치유지도사/논설위원

올해는 숲과 오름에서 치유를 받는 내방자들이 유난히 많은 것 같다. 무더위가 한창이었던 여름철 숲에는 인산인해였다. 휴양림 등 들머리 주차장에는 차량으로 가득했다. 편백나무숲이나 삼나무숲에 마련된 평상과 벤치가 부족할 정도였다.

내방자 유형도 다양했다. 동아리나 동료, 연인끼리 어울려 산림욕을 즐겼다. 아니면 혼자인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단체 활동보다는 개인 중심의 치유 활동이 눈에 띈다. 과거의 단체 중심의 활동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어쩌면 ‘코로나19’사태가 숲치유 활동까지 개인 중심으로 바꿔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사람 간 접촉이 줄어든 대신 가정이나 개인 생활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활 패턴은 숲치유 건강관리까지 개인 중심으로 이끌고 있다. 누구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기만의 시간을 숲에서 자연스럽게 보내고 있다.

사람은 본래 공동생활을 선호한다. 사회 속에서 서로 만나고 어울리고 이야기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푼다. 그것이 제한됐을 때는 육체는 물론 정신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난다. 그런데 코로나19는 이런 사회적 공동활동을 막고 있다. 집 등에서 개인 생활을 강요받고 있다. 이런 생활의 장기간 반복은 무기력해지거나 우울·위축·불안 등 자존감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평상시 건강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야 한다. 건강을 잃은 후에는 그 무엇도 소용이 없다는 예방적 건강관리 인식에 따라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건강관리의 중요성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전문가 논의를 거쳐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펼쳐질 4가지 환경변화 내용에서도 나타난다. 주목할 만한 내용은 ‘비대면 원격사회로의 전환과 함께 위험 대응 일상화 및 회복력 중시 사회’이다. 앞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는 사회·경제 8개 영역도 제시했다. 헬스케어·교육·교통·물류·제조·환경·문화·정보보안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가장 우선순위에는 헬스케어를 두고 있다. 이는 바이러스 위험 등에 대비한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제주특별자치도는 도민의 건강생활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건강생활지원센터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그리고 올해 화북과 노형 등 2곳에 건강생활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인력 또한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운동지도사 등이 배치됐다.

그런데 현재 건강생활지원센터의 운영내용을 보면 예방적 도민건강증진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운영조례 목적을 보면 주민참여와 지역자원 협력을 통해 주민들의 건강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으로 규정돼 있다. 센터의 기능도 지역사회 건강환경을 활성화하고 주민주도의 건강조직 네트워크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지역건강협의체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지역사회 예방적 건강관리 활성화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단순히 보건소 보조업무를 지원하는 일에 그치고 있다. 특히 지역건강협의체는 ‘협의체를 둘 수 있다’는 조례규정을 들어 지금까지 구성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정부도 내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국민의 신체 활동 장려에 관한 사업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국민건강증진법에 명문화하고 있다. 실제적인 예방적 건강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제주도건강생활지원센터 역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예방적 건강관리 활성화를 위한 조직과 운영에 대변신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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