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효과, 빨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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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풍선은 어느 한 곳을 누르면 터지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는 한 다른 곳이 불룩하게 튀어나온다. 이처럼 어떤 일 하나가 해결되면 또 다른 일이 생겨나는 것을 ‘풍선 효과’라고 한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특정 사안을 규제 등의 조치로 하지 못하도록 억압하거나 금지하면 또 다른 경로로 우회해 유사한 문제를 일으키는 사회적 현상을 의미한다.

같은 맥락에서 어느 하나를 위한다는 것이 부작용으로 다른 것에게 악영향을 주는 일도 있다. 이를 ‘빨대 효과’라고 한다. 좁은 빨대로 컵 속 음료를 빨아들이듯이, 강력한 힘으로 주위의 모든 것을 흡수한다는 뜻이다. 이 단어를 처음 쓴 것은 1960년대 일본에서 신칸센이 개통하면서다. 도쿄와 오사카 양대 대도시로 인력과 경제력이 집중하면서 제3의 도시이던 고베와 인근 도시들은 크게 위축됐다.

▲추석 연휴에 제주에 30만 명이 찾는다고 한다. 이 중에는 귀성객도 더러 있지만, 상당수는 관광객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정부가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하면서다. “귀성을 못 하니 추캉스(추석 바캉스)라도 간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제주는 물론 강원 등 다른 지역 관광지도 인파로 붐빌 전망이다. 어느 한쪽을 누르자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 효과 조짐이다.

“고향으로 갈까요” “여행지로 갈까요”라는 말처럼 가고자 하는 목적지만 다를 뿐, 민족의 대이동이라는 큰 틀에선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사실 긴 연휴에 ‘집콕’만 요구하는 것도 무리다.

문제는 더 있다. 빨대 효과가 일부 업종에 집중할 것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이 가족 등 소모임 단위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어느 때보다도 관광업계 내에서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특급호텔과 렌터카, 골프장 업계 등은 모처럼의 특수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 80~90% 이르는 예약 상황이 이를 말해준다. 하지만 나머지는 업종에 따라서 어쩌면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다. 골고루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코로나19는 3밀(밀폐·밀집·밀접)을 좋아하는 특성상 연휴 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어린이날이 있었던 ‘4말 5초’가 그랬고, 광복절이 낀 8월 여름 휴가철이 그랬다. 사람들의 대이동을 따라 전국으로 퍼졌다. 그래서 추석 연휴가 걱정이다. ‘거리 두기’로 ‘풍선’이나 ‘빨대’ 근처에도 얼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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