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미움
  • 제주일보
  • 승인 2020.10.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효성.명상가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져도 설명조차 어려운 진귀한 일은 이야기로 남겨진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지만 당해본 사람이라면 무언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하고 무책임한 행동은 불이익을 받아야 하듯이 못난 이기심은 낙서처럼 남겨져 비싼 수업료를 치르게 한다. 착한 정성으로 나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해질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먼 친척의 사돈된다는 분이 찾아왔는데 겉의 화려함이 욕심과 허세를 나타냈다. 대뜸 요즘 재수가 없단다. 최근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세 번 당했는데 두 번은 무보험 차량이고 합의금을 줄 수 있는 형편이 안되니 몸으로 때우겠다고 해서 골치가 아프단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가게에 해괴한 사건들에 소문까지 붙어 종업원들이 온다 간다는 말없이 보따리를 싼단다. 아침에 출근해보면 칼들이 천장을 향해 세워져 있고 차곡차곡 쌓여 있던 그릇들은 바닥에 깨져있다고  이야기했다. 양념이 담겨있는 항아리에는 벌레들과 쥐가 죽은 채로 있어 무섭기까지 하단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소동이 나서 경찰차가 들락거리니 단골손님들도 발길을 끊었단다.

사생활은 어떠냐 하는 질문에 무의미한 결혼을 이어가다가 뭔가 새로움을 택해보려 이혼을 결심하고 실천에 옮겼으며 새로운 인연과 동거 중이란다. 아들이 둘인데 당분간 외가에 맡긴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냥 좋았던 무지갯빛 희망은 먹구름을 불렀고 가면을 쓴 포장을 벗기고 나서야 실체를 알았단다.

새로운 연인은 억측과 강요는 기본이고 툭하면 나오는 게 욕이요, 주먹이란다. 고발을 해서 경찰서에 가면 잘못했다고 빌어 무마를 해주었는데 술을 마시면 어김없이 나오는 버릇이란다. 진절머리가 나서 이제는 접근금지 명령도 받았고 헤어짐의 수순을 밟고 있단다. 다음을 약속하고 돌려보낸 후 원인을 알아보니 이 모든 것은 작은 아이가 가진 엄마에 대한 미움이 시작이었다. 버려졌다는 슬픔과 불신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발휘해 없던 것을 만들어냈다.

믿거나 말거나 그대로 전해주었고 무릎 꿇는 용기로 처음으로 돌아가라는 조언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힘을 달란다.

외도는 집안 내력이고 언니 또한 재혼을 했으나 이별 인사도 없이 남이 되었다는 사실을 후에 알 수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