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에게 담임 책임 떠맡겨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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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기간제 교사가 정규 교사를 대신해 학급 담임을 맡는 일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한다 교육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도내 전체 담임 교사 중 기간제 교사의 비율은 2016년 7.1%, 2017년 8.2%, 2018년 9.2%, 2019년 10.3%, 올해 12% 등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전국적으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6년 9.1%, 2017년 10%, 2018년 10.3%, 2019년 11.4%, 올해 12.5%로 증가세다.

기간제 교사들의 담임 비율이 해마다 느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기간제 교사 비율이 높은 데 있지만 정규직 교사들의 담임 등 보직업무 기피가 꼽힌다. 정규직 교사들이 수업 외 과도한 업무를 꺼려 상대적 약자인 기간제 교사들에게 담임 업무가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들은 불안한 고용 관계 탓에 고강도 업무에 대해 싫은 내색을 못하고 힘든 일을 도맡을 수밖에 없다.

알다시피 기간제 교사는 정교사의 출산·질병·육아 휴직 등으로 자리가 빌 때 임시 채용하는 비정규직이다. 대개 6개월에서 1년 계약으로 재직기간이 불안정하다. 재계약이 안 되면 그만둬야 하는 신분이다. 정규직 못지않은 일을 하지만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교 현장에선 ‘이익은 정교사가 챙기고, 손해는 기간제 교사가 받는다’는 얘기마저 나돈다.

교육 현장에서 상대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기간제 교사들이 잡무와 책임이 따르는 담임 업무를 떠맡는 것은 큰 문제다. 정교사들이 맡아도 힘든 업무임을 감안하면 실로 불합리한 처사요, 무책임한 행태다. 이래서야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제대로 될지 모르겠다. 학생들로서도 담임이 수시로 바뀔 수 있어 혼란을 겪게 되고 충실한 진로지도를 기대하기도 어렵게 된다.

담임 교사는 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진로와 교우관계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막중한 자리다. 정교사가 있는데도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 상대적으로 업무량이 과중한 보직에 대한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 근본적으로는 전체 교사 수급 상황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임용고시 경쟁이 치열한데 기간제 교사가 늘어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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