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多文化)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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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다문화는 한 사회 안에 여러 민족이나 국가의 문화가 혼재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부정적인 입장으로 보는 사상과 인정하고 수용하자는 견해가 양립한다.

1990년대만 해도 다문화국가, 다문화사회란 말은 썼어도 다문화가정이란 말은 잘 쓰지 않았다. 2003년 여러 시민단체로 구성된 건강가정시민연대에서 혼혈가정 또는 국제결혼부부 대신 다문화가정으로 부르자고 제안하면서 점차 쓰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 국제결혼이 꾸준히 늘면서 다문화가정 시대를 열었다. 주로 아시아 여성들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편입되는 형태다.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인 어머니로 구성된 가정 또는 이주민 가정 등이다. 대체로 혼인 적령기를 놓친 농촌 총각들의 신붓감으로 대거 유입된 사례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동포 여성을 필두로 2000년대 베트남, 필리핀 등 여성들이 한국인과 결혼해 이주했다. 2002년 1만건, 2005년 3만건을 웃돌 정도로 매년 증가세였다. 지금은 다문화 가구가 35만을 헤아릴 만큼 만만찮은 숫자다. 그 가족을 헤아리면 106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전체 인구의 2.1% 수준이다.

제주사회 역시 다문화 혼인이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작년 말 현재 4800가구를 넘어섰다. 10년 전인 2009년 1440가구와 비교해 무려 3.4배 많아졌다.

여기에 도내 다문화가정 학생도 증가세다. 2015년 967명에서 올해 2259명으로 5년 만에 2.3배 늘었다. 문제는 학교 부적응과 학업 탈락을 겪는 다문화 학생들이 많아 교육 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외국인 여성들이 혼인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지 20년을 넘겼다. 그 세월만큼 자녀들이 커가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 사회의 그림자 역시 그리 만만치 않다.

경제적 어려움, 언어 불통, 부모 이혼, 따돌림 등으로 다문화 학생 학업탈락률이 40%에 달한단다. 고교 진학률도 30%를 밑돌고 있다. 세계는 국경 없는 사회로 가는데 우리는 학교에서조차 다문화 자녀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지 못하는 셈이다.

어떤 이유로든 아무 잘못 없는 아이들에게 편견의 상처를 안기는 건 온전한 사회가 아니다. 다문화 학생들이 정규교육으로부터 소외당하지 않고 교육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국제자유도시를 명제로 삼는 제주도와 도교육청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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