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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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前 탐라교육원장·수필가

우리는 흔히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 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공동체에 소속되고, 그 공동체의 양육방식과 교육체제를 통해 타인과의 교호적 관계를 맺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된다. 이러한 삶 속에서 서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를 함께 해결하고,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공동의식을 기반으로 한 협동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풍요롭고 행복한 사회라는 가치를 실현해 나간다.

지난달 콘서트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가 방송됐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다시 한번 힘을 내자고 무려 15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열기는 뜨거웠다. 관객들은 혼신을 다한 나훈아의 공연에 박수를 보냈다.

나훈아는 바로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다. 대한민국 국민이 1등 국민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무보수 출연에도 코로나 대처 노력의 주체 의료진에게 3억원을 기부했다고 한다.

얼마 전 신문에 보도된 기사다. 미국의 억만장자 찰스 척 피니가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했다. 그가 기부한 금액은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달한다. 그는 “나는 매우 만족스럽다. 내가 살아서 기부를 할 수 있게 돼 아주 좋다. 평생 살아 있을 때 기부하자는 좌우명을 갖고 살아왔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달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인 김모(80세) 할머니가 서울 동대문구의 주민 센터를 찾아 전 재산 2400만원을 쾌척했다. 절약하며 10여 년을 모은 돈이다. 김 할머니는 이 돈을 좋은 곳에 써달라고 했단다.

기부는 크고 작음을 떠나 나보다는 남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알게 모르게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소득 3만달러로 선진국 문턱에 있지만, 기부문화는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기부는 가진 사람만이 전유물이 아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을 향한 작은 관심이면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우리의 경제 성장과 적극적인 시민운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부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가일층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산을 상속하는 전통, 부유층의 참여 부족과 자선단체에 대한 대중의 깊은 불신이 그 흐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의 기부 관련 수치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경우는 아직 초기 단계라 했다.

한국의 개인 기부의 크기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뒤처지는 이유는 부유층이 더 가지려는 욕심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속성을 지니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속성에서 벗어 나오는 일이 중요하다.

통계청에 의하면 응답자의 54.8%가 기부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도층과 부유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기부를 한다는 것은 순수한 마음이 선행되어야 한다. 뭔가를 바라거나 과시욕으로 하는 생색내기식 선행이 아니라,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자연스러워야 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어려움과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칼날보다 매섭다는 무관심이 우리를 파고들기 전에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펼쳐 보이면 어떨는지.

나의 조그만 정성이 누군가에겐 희망이요 큰 용기가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 기부문화의 조성에 우리 모두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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